“간호인력 충원하라”…대형병원 9곳 노조 11일 총파업
“간호인력 충원하라”…대형병원 9곳 노조 11일 총파업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1.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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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은 10일부터… 의료공백 ‘우려’
복지부 “노조 측과 면담… 진료차질 없도록 대책 마련”
서울대병원 전경.(사진=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전경.(사진=연합뉴스)

대형병원 9곳 노동조합이 11일 총파업을 예고해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이들은 공공의료 확대와 간호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병원과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은 총파업 하루 전인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9일 “11일 의료공공성 확충·병원 인력 충원·간호인력인권법 제정·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총파업의 근거로 △공공병원 확충 등 공공의료 확대 △병원 인력 충원 △필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수익성 중심의 병원 경영평가 반대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등 5대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대병원·강원대병원·동국대병원·포항의료원 등 대형병원 소속 노조원은 11일부터 파업에 동참한다. 노조원은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업무 인력은 파업에서 제외된다.

또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대구가톨릭의료원은 총파업 전날인 10일부터 선제 파업에 들어간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축소와 필수 인력 충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보라매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호인력 배치 기준에 부합하는 간호 인력 충원을 촉구하며 274명의 추가 채용을 요청한 상태다.

보라매병원은 10월 기준 231개 코로나 병상이 마련돼 있으며 간호사 137명이 3교대로 근무 중이다. 하지만 환자를 직접 돌보지 않는 수간호사나 위생간호사 등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 한 명의 간호사가 담당하는 중증도 환자는 12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20년 전에 만들어진 '간호관리료 차등제'(간호사를 더 많이 배치할수록 병원에 수가를 더 보존해주는 방식)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인력 배치 수준을 올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인당 7명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의료인력 확충 방안으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시행규칙 38조)상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은 입원환자 2.5명 당 간호사 1명이 근무해야 하지만 이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

의료연대가 총파업을 결정하면서 코로나19 대응 등 진료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강원대·경북대병원 등 지방의 주요 거점 대학병원이 동참하면서 일반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진료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역시 의료연대본부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한편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도 노조 측과 만나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총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의료연대본부 소속이 아닌 대부분 병원들은 정상 운영되고, 파업을 예고한 병원 내에서도 필수 업무 인력은 정상근무를 해 병원별 자체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