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경상흑자 행진 멈추나?
‘불황형’ 경상흑자 행진 멈추나?
  • 용은주기자
  • 승인 2009.09.29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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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흑자 규모 20억4000만 달러로 전달의 절반
전문가 “4분기엔 투자도 늘어 수입 증가 가능성”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달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에서는 4분기에는 불황형 흑자 기조에 대해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0억4000만 달러로 전월 43억6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절반 이상 축소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에는 하계휴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선박, 승용차 등의 수출 감소 영향을 받아 흑자폭이 많이 줄었다”며 “이달에는 그런 요인이 없고 서비스수지나 경상이전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낮아 전체적으로 40억 달러 내외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지난 6월에는 전월 대비 수출, 수입 다 늘었지만 수출이 수입보다 더 빨리 늘어 흑자 규모가 컸다”며 “불황형 흑자가 끝난다고 확실히 말하긴 그렇지만 4분기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도 이에 동조했다.

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박사는 “결국 기업 투자가 적어 수입이 저조해 불황형 흑자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최근 지표들도 개선되고 있고 4분기에는 투자도 지금보다 좋아져 수입이 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임 박사는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 경상수지 흑자폭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불황형 흑자 기조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10월 이후 우리 경제 지표들이 급격하게 나빠졌다”며 “기저효과를 생각해 보면 작년 동기 대비 올 4분기에는 착시효과가 있을 정도로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국 기술상의 문제지만 지표상의 추이를 봤을 때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 연내 불황형 흑자 기조에서는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안에는 불황형 흑자 기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호상 외환은행 경제연구소 박사는 “경기회복형, 경기호황형 흑자로 가려면 세계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증가세에 의한 흑자 형태가 나타나야 하는데 4분기에도 가능성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가시화되는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불황형 흑자가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