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보험금 청구 간소화]① 디지털 시대, 보험금 청구는 '아날로그'
[갈길 먼 보험금 청구 간소화]① 디지털 시대, 보험금 청구는 '아날로그'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1.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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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12년째 국회 계류 중
의료계, 의료민영화·개인정보 유출 등 결사반대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화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ABL생명' 지난 9월2일 ABL생명 비대면 고객서비스 플랫폼에 '디지털 팩스(Fax)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DGB생명보험'은 지난 2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협업해 보험설계사용 앱 'M스마트'에 다양한 편의 기능을 도입했다. '한화손해보험'은 7월26일 설계사들이 가입설계, 인수심사, 청약 등 보험 영업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 ‘LIFE Pro(라이프 프로)’ 앱을 구축했다. '삼성화재'는 10월27일 새로운 브랜드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출범시켰다. (사진=각 사)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ABL생명' 지난 9월2일 ABL생명 비대면 고객서비스 플랫폼에 '디지털 팩스(Fax)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DGB생명보험'은 지난 2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협업해 보험설계사용 앱 'M스마트'에 다양한 편의 기능을 도입했다. '한화손해보험'은 7월26일 설계사들이 가입설계, 인수심사, 청약 등 보험 영업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 ‘LIFE Pro(라이프 프로)’ 앱을 구축했다. '삼성화재'는 10월27일 새로운 브랜드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출범시켰다. (사진=각 사)

[편집자주]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특히 우리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금융환경은 '경천동지(驚天動地)'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달라졌다. 스마트폰에서 클릭 몇 번으로 계좌를 만들고, 금융거래를 하고,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은 진단서나 영수증 등 관련 서류를 소비자가 보험사로 직접 보내야 하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10년 넘게 공전하는 이유와 이를 둘러싼 논란, 해외 사례 등을 살피고 보험 소비자 편의를 향상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50대 주부 김모 씨는 5년여 전부터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찾아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한 달 치 혈압약을 산다. 2만원 정도라 큰 부담은 없고, 실손보험도 들어놔 약값을 청구하면 80%가량 돌려받을 수 있어 실제 지출하는 약값은 4000원 정도다. 하지만, 매번 영수증을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거나 사진을 찍어 앱으로 전송하는 과정은 번거롭기만 하다. 여기에 가끔은 깜빡할 때도 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직접 보험사로 관련 서류를 보내면 편할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몇 년간 달라진 건 없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전재수·고용진·김병욱·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병합심사가 이뤄졌다. 

보험업법 개정안의 골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치료비를 지급하는 보험이다. 작년 9월 기준 가입자 수는 약 3900만명으로, 국민 10명 중 7명은 실손보험 가입자다.

다만,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소비자가 병원에서 보험금 청구서류를 작성하고 필요서류(영수증·진료비 세부내역서 등)를 구비해 보험사에 방문·팩스·모바일 앱 등으로 청구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에 지난 2009년부터 보험금 청구 전산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는 실손보험 청구 절차 간소화를 권고했지만, 아직 관련 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도 계속심사 결정을 내렸다. 앞서 20대 국회에서도 고용진·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금 청구 전산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보험금 청구 전산화가 12년째 국회 계류 중인 이유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실제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5개 의약 단체는 정무위 법안 심사 하루 전인 9월27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료계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개인의료정보가 민간보험사에 축적되고, 데이터베이스화됨으로써 결국 의료기관이 민간보험사의 하위 계약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와함께·금융소비자연맹·녹색소비자연대·서울YMCA·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등 7개 소비자 단체는 "의료기관은 소비자가 진료받은 의료서비스 결과에 대한 증빙서류를 제공해야 하는, 실손보험 청구에 있어 의료기관도 명백한 당사자임에도 이를 교묘히 보험 계약관계만을 들어 왜곡하고 있다"고 짚었다.

qhfka718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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