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김웅 의원 12시간 조사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김웅 의원 12시간 조사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11.0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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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고발사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녹취록 악마의 편집”
김웅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웅 의원. (사진=연합뉴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웅 의원(국민의 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시작한 지 12시간 만에 귀가했다.

공수처 출범 이후 현직 국회의원 소환으로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된 김 의원은 3일 오전 9시45분경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한 이후 조사를 시작한 지 12시간가량 흐른 오후 9시30분경 공수처를 떠났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억나는 건 기억난다고 말했고, 기억나지 않는 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사안은 저나 공수처나 모두 없었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조성은 제보)에 대해선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으며 관련 내용을 전체적으로 봤다. 상당부분 ‘악마의 편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녹취록에 대한 열람 등사를 신청했다. 녹취록 열람 등사 결정이 나오면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발 사주 의혹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상식이 있는 분이라면 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와 공모해 총 두 차례에 걸쳐 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손 검사가 공동정범으로 입건되면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 보호법 △형사절차전자화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공수처는 이날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김 의원과 조성은 씨의 대화 녹취록을 토대로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하면서 이를 검찰과 사전공모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히 김 의원이 조씨와 텔레그램 방식으로 진행한 고발장 등 자료에 ‘손준성 보냄’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어 손 검사의 개입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의원은 그동안 주장해 왔던 것처럼 고발장 전달자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녹취록 속에 김 의원이 언급한 “저희”를 두고 검찰 관계자를 지칭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최소한 검찰을 의미한 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공수처는 지난 2일 손 검사에 이어 3일 김 의원에 대한 소환해 조사를 벌인 만큼, 이들 사이에 모순된 진술이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압수수색 등 보강 수사를 통해 추가 단서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까지 ‘성명불상’인 고발장 작성자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수처는 손 검사에 대한 추가 소환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손 검사와 김 의원을 동시에 소환해 대질 조사를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