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격동기-下] 절대강자 없는 시장…승자는 '충성고객' 부자
[이커머스격동기-下] 절대강자 없는 시장…승자는 '충성고객' 부자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11.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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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신세계·쿠팡 '빅3' 구도에 후순위 업체 총력전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편의 제공하는 차별화가 관건

국내 이(e)커머스 시장의 세대교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에서 초석을 다진 1세대는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등장했고, 2세대는 미래 지속성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이커머스 시장의 현재와 예상할 수 있는 미래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이(e)커머스는 플랫폼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더 많은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틈새시장(니치마켓)을 찾아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그만큼 절대강자 없이 플레이어 모두가 혈투를 벌이고 있다.

◆3강 구도 속 이커머스별 개성 확보 노력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한국신용평가 통계 기준 159조원이다. 이 중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베이코리아 포함), 쿠팡이 각각 17.4%와 15.0%, 13.6%의 점유율로 ‘빅(big)3’를 형성하고 있다.

이어 11번가(6.9%)와 롯데(4.7%), 위메프(4.4%), 티몬(3.1%) 등이 ‘빅3’를 쫓고 있다. 후순위 업체들은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특화·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번가가 아마존 미국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사진=11번가]
11번가가 아마존 미국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사진=11번가]

11번가는 아마존 미국(US)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올해 8월31일 오픈했다. 11번가는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가전·디지털·컴퓨터·주방용품·패션·잡화·화장품·도서 등 수천만개 상품을 라인업으로 확보, 해외직구족(族)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티몬은 올해 6월16일 콘텐츠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영입한 후 트래픽·시스템 등 티몬이 보유한 커머스 자산에 콘텐츠를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1월 중 선보이는 유튜브 예능도 그 중 하나다. 티몬은 다양한 파트너들과 스토리 중심의 ‘관계형 커머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선물하기’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는 브랜드 라인업 확대, B2B(기업간 거래)용 ‘선물하기 for Biz’ 론칭 등 ‘선물하기’ 왕좌를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라이브방송 채널인 ‘카카오쇼핑라이브’, 중소 제조사 신상품 마케팅 채널이 된 ‘카카오 메이커스’ 카카오톡 채널 내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는 ‘카카오점(店)’ 등으로 커머스 기능 확대에 나섰다.

◆전문가 “킬러 콘텐츠로 소비자 충족시켜야”

유통·경영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빅데이터·풀필먼트 등의 서비스 강화는 물론, 각 플랫폼에 소비자가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인사업자와 기업용인 ‘카카오 선물하기 for Biz’를 론칭했다.[이미지=카카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인사업자와 기업용인 ‘카카오 선물하기 for Biz’를 론칭했다.[이미지=카카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그 동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볼륨 경쟁을 해 왔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을 내지 못하면 인수합병(M&A)되거나 폐업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카테고리에서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잘 하는 카테고리에 집중해 수익성을 내야하고, 특히 이커머스 빅3가 아닌 이외 기업은 자신들만의 특화된 강점을 가져야만 살 수 있다”며 “해당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게 할 특정 기능을 중심으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무인 편의점 등 새로운 변화들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오프라인과 연계한 옴니채널로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도 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은 모든 물류를 담당하는 풀필먼트로, 카카오는 선물하기로 각각 성장 기반을 다졌고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중심의 온라인 장보기로 포지셔닝해 성장했다”며 “모두 자신들만의 강점을 명확히 확보한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데이터 기반으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쇼핑플랫폼, 카테고리 킬러(분야별로 특화해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등 각 1위 기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어떠한 차별점으로 시장을 선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아마존이 단골고객 확보에 초점을 둔 비즈니스 모델인 아마존프라임을 만들었다”며 “국내서도 경쟁력을 갖춘 구독경제 구현 등 충성고객 확보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쿠팡 풀필먼트 내부[사진=쿠팡 뉴스룸]
쿠팡 풀필먼트 내부[사진=쿠팡 뉴스룸]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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