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조선편<종합>] 조선3사 CEO, 스마트 조선소 뱃고동 울린다
[살길은융합-조선편<종합>] 조선3사 CEO, 스마트 조선소 뱃고동 울린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1.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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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권오갑- 초일류 디지털 조선소 도약 기틀 마련
대우조선 이성근- 40년 고민 담긴 미래 기술력 실현
삼성重 정진택- 스마트SHI 통해 한발 앞선 경쟁력 확보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조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각사]

국내 조선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정보통신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선박’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조선사 CEO들의 디지털 전환은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조선3사 CEO는 IT를 접목한 디지털 전환을 생산 현장과 선박에 적용하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초일류 디지털 조선소’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공장 인프라 현대화 △스마트 제조환경 구축 △차기 스마트십 플랫폼 개발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조선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KT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조선소에 최적화된 ‘5세대(G) 기반 무선 네트워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야드 내 사물,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3차원 디지털 맵(3D Digital Map)’을 구현하고 생산·설계 현장에서 무선으로 고용량의 3차원(D) 설계 도면을 공유하는 클라우드(Cloud)를 조성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기술 고도화로 첨단 선박 분야의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선박에 접목시킨 세계 첫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이버 시운전 기술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가상의 사이버 공간에서 실제 선박의 해상 시운전 상황과 같은 환경을 구현해 LNG운반선의 핵심 설비들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가상시운전 솔루션 개발을 시작으로 자산관리와 에너지 최적화, 위험 예지 등 솔루션도 개발해 선박 자율운항 분야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0년 ‘대우맨’으로서 그간 고민한 미래 기술력 실현과 기술 경쟁력 입증에 힘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디지털 생산센터를 열었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최신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생산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드론 등으로 건조중인 블록의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실시간으로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시운전센터’로 구성됐다.

지난 5월에는 시흥 연구·개발(R&D)캠퍼스 내 위치한 DS4(DSME Smartship Solutions) 육상관제센터를 본격 가동했다. DS4는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십 플랫폼은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저장해 선내 주요 장치의 상태를 확인하고 회사의 육상관제센터(DS4 Shore Operations Center)에 실시간 전송한다. 관제센터에서는 전 세계 해역에서 보내는 여러 선박의 운항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상, 항구 정보, 연료가격, 운임지수, 경제지표 등의 외부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각 선주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율운항선박, 스마트십 등에 적용할 선박 사이버보안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선박 사이버보안 강소기업 디에스랩컴퍼니와 손잡고 ‘해양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 시스템 개발’을 위해 협력했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사이버보안 위험 관리 규제 시행에 대응한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자사 디지털 전환 전략 ‘스마트SHI(Samsung Heavy Industries)’을 통해 한 발 앞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

정 사장은 그동안 △스마트생산 △스마트 설계 △스마트 워크 등 3대 디지털 혁신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12월 SK텔레콤과 5G 통신으로 대전과 거제를 잇는 자율운항선박 시험 플랫폼을 조선업계 처음으로 구축했다. 이어 실제 해상에서 모형 선박을 이용해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처음으로 미국 선급 ABS와 ‘3D 모델 기반 설계 승인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D 종이 도면 없이 디지털 방식의 3D 모델을 기반으로 한 설계 검증과 승인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삼성중공업은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스템과 증강현실(AR)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개인 스마트폰으로 3D 모델, 설계도면 확인과 AR 기술을 결합해 작업 대상 영역에 3D 모델을 겹쳐 보여주면서 직관적인 작업 수행·검사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은 블록 조립공장에 자동 용접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실시간 용접 실적과 품질 데이터를 관리하는 통합 관제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조선소 내 중장비 위치와 작업 상태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적재적소에 실시간으로 배치하는 등 자원 운용 효율도 극대화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선주들은 친환경·고연비 선박뿐 아니라 스마트십 기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AI,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 도입 없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