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 브랜드, 우리가 지킨다!"…조폐공사, 보안기술 '눈길'
[르포] "K 브랜드, 우리가 지킨다!"…조폐공사, 보안기술 '눈길'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1.03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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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조폐공사 '2021년 보안기술 설명회' 열려
'모바일 화폐·신분증'에서 'K-브랜드 보호’ 기술 공개
(사진=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는 3일 서울 대한상의 회의실서 '2021년 보안기술 설명'를 열었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100년 기업 향한 KOMSCO'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선 '모바일 화폐 및 신분증'과 '정품인증 브랜드 보호' 기술 등 다양한 보안기술이 공개됐다(사진=한국조폐공사)

신용카드를 비롯해 다양한 페이 등 결제수단이 늘면서 일상에서 현금을 쓰는 비중은 과거보다 덜하다. 하지만 여전히 화폐는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불 수단이다. 화폐를 디자인하고, 여기에 위조나 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보안기술을 개발하는 한국조폐공사가 강소기업 브랜드를 포함해 다양한 상품을 보증하는 보안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뒤 오랜만에 대면 행사로 치러진 한국조폐공사 '2021년 보안기술 설명회'를 다녀왔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조폐공사는 크게 모바일 페이와 인증, 브랜드 보호 관련 세 부문으로 10여 종류의 보안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널리 알려진 기술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조폐공사 결제 플랫폼 '착(chak)'이다. 지자체에서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연동하는 '착'은 모바일 상품권 결제는 물론 발행과 유통, 폐기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최근 지자체의 정책 수당 지급과 결제로까지 용도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사용처는 물론 결제 이용자 수와 규모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 주민등록증이나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대신할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과 관련한 기술도 소개됐다.

일단 이날 현장에서는 시범적으로 모바일 공무원증이 소개됐다.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정보와 소유자가 가진 신분증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기술로 확인할 수 있다.

실물 신분증의 경우 사진 등을 교체한 위조나 변조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데,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위조와 변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날 선보인 보안기술 중 눈에 띈 것은 조폐공사의 '오키' 브랜드였다.

상품이 진품인지 확인할 때 현재 널리 쓰이는 것이 '정품 인증' 홀로그램 스티커다. 하지만 홀로그램 스티커는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성은 취약하다.

조폐공사가 개발한 '오키'는 홀로그램과 유사하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거나 눈에는 보이지 않은 글자나 도형 등이 나타나 위·변조를 어렵게 했다. 

예를 들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정품 제품임을 인증하는 '오키' 스티커는 바로 보면 일반 홀로그램 스티커와 비슷한 무늬지만, 비스듬히 보면 보는 방향에 따라 '정품(正品)'이라는 글자나 'DUTY FREE(면세)'라는 글자가 드러난다.

왼쪽에 있는 라벨이 보안기술이 적용된 라벨이다. 흰색 전용기기를 라벨에 가까이 하면 '삑'하는 소리로 해당 라벨이 진품임을 확인한다. (사진=배태호 기자)
왼쪽에 있는 라벨이 보안기술이 적용된 라벨이다. 흰색 전용기기를 라벨에 가까이 하면 '삑'하는 소리로 해당 라벨이 진품임을 확인한다. (사진=배태호 기자)

셔츠나 코트 등 의류에 붙어있는 라벨로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공개됐다.

일반적인 라벨과 달리 특수보안물질(잉크)이 적용된 실을 사용한 라벨에 전용기기를 가까이 하면 '삑' 소리로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의류, 모자, 신발 등 다양한 섬유산업 제품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이른바 '라벨갈이(중국산 제품을 국산처럼 속여 파는 사기수법)'를 방지할 수 있다.

최홍배 한국조폐공사 기술처 차장은 "조폐공사는 화폐 위변조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화폐의 경우 바뀌는 주기가 길다 보니 개발 기술이 당장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기술을 개발하고서도 사장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보니 다양한 제품에 적용해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배태호 기자)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EU 등 선진국에서 특허 출원을 마친 '스마튠(Smartune)' 기술. 밑에 있는 종이에 UV 조명을 비추면 숨겨진 그림이 나타나고, 해당 그림을 스마튠 전용 앱을 통해 비추면 숨겨진 그림 밑에 감춰진 'KMSCO'라는 글자를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배태호 기자)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폐에 적용된 보안기술보다 강력한 '스마튠(Smartune)' 기술도 이날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이 기술을 적용해 인쇄된 용지(제품)은 자연광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UV(자외선) 조명을 이용하면 숨겨진 글자나 그림, 무늬가 드러난다. 

여기에 조폐공사의 스마튠 앱을 내려받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UV에서 보이지 않는 'KOMSCO'라는 한국조폐공사의 영문 약칭이 보인다. 

홍광희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특허청에서 주관하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대회에서 세종대왕상(대상)을 받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했다. 국내 특허를 받고, 미국과 일본, EU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현재 국내 화폐에 적용된 보안기술보다 두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된 기술로 향후 화폐 리뉴얼이 이뤄지면 적용될 것으로 조폐공사는 기대했다.

이 밖에도 보안기술 설명회 현장에는 내년 6월 시행 예정인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와 관련,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컵 보증금 표시 위변조방지' 시험품과 위변조 방지 기념 메달 기술 등도 함께 선보였다.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올해 설명회는 100년 기업을 향한 공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온라인 세상에서도 신뢰사회 구축과 국민 편의성 증진에 최선을 다해 '초연결 시대의 국민 신뢰 플랫폼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