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격동기-上] 새 주인 맞는 1세대, 도약 준비하는 2세대
[이커머스격동기-上] 새 주인 맞는 1세대, 도약 준비하는 2세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11.03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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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인터파크·다나와 e커머스 1세대 M&A 매물로 등장
새벽배송 중심 2세대 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 기업공개 착수

국내 이(e)커머스 시장의 세대교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에서 초석을 다진 1세대는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등장했고, 2세대는 미래 지속성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이커머스 시장의 현재와 예상할 수 있는 미래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에 속도가 붙은 만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업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장기 이커머스 시장을 이끌던 업체들은 예전보다 힘을 잃었고, 모바일 기반의 새벽배송을 앞세운 업체들은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이베이·인터파크·다나와 ‘합종연횡’ 활발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인터파크·다나와는 인터넷 쇼핑몰이 새로운 쇼핑채널로 떠오른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해당 시장을 선도해 왔다.

(윗줄부터) 이베이코리아·인터파크·다나와 CI
(윗줄부터) 이베이코리아·인터파크·다나와 CI

이베이코리아는 글로벌 종합쇼핑몰 기업인 이베이가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을 각각 인수한 후 2011년 출범한 업체다. 옥션·G마켓·G9 등 3개 오픈마켓과 간편 결제인 ‘스마일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997년 데이콤 사내벤처로 첫 발을 내디딘 국내 첫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인터파크는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하며 사세가 쪼그라들었다. 주력 사업은 공연예매·여행예약이다.

다나와는 2000년 컴퓨터 주요 부품 가격비교 사이트로 시작해 현재는 종합 가격비교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별도 쇼핑채널인 ‘샵다나와’, 중고제품 거래 ‘다나와장터’ 등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된 2010년경부터는 인터넷보다 모바일로 검색·쇼핑 등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는 인터넷 기반의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치하락과 세대교체를 알리는 시발점이 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본사와 신세계그룹 간 지분(80.01%) 양수도 계약 합의에 따라 신세계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인수주체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설립한 에메랄드에스피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인터파크는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법인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야놀자와 지난달 14일 해당 법인의 지분 70%를 매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실사가 완료되는 대로 양사는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다나와는 매각 주간사인 NH투자증권와 함께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다나와는 앞서 올해 9월 열린 예비입찰에서 선정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대상으로 성장현 의장 지분 등 총 51.3%의 지분을 매각하는 본입찰을 11월 중순경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업체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재편 또한 역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대교체와 M&A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 기업가치 제고 ‘눈길’

2010년 쿠팡·티몬·위메프 등장으로 시작된 국내 이커머스 2막은 모바일과 새벽배송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컬리·SSG닷컴·오아시스마켓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켓컬리에서 구입한 상품들이 담겨 있는 다회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 003에 주차된 쓱배송 차량들, 오아시스마켓 스마트 통합물류센터 내부.[사진=각 사]
(왼쪽부터) 마켓컬리에서 구입한 상품들이 담겨 있는 다회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 003에 주차된 쓱배송 차량들, 오아시스마켓 스마트 통합물류센터 내부.[사진=각 사]

컬리는 업계 처음으로 2015년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컬리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의 핵심인 신선식품의 품질 강화에 집중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컬리의 매출은 출범 첫 해 29억원에서 2016년 174억원, 2017년 466억원 2018년 1571억원, 2019년 4259억원, 2020년 9530억원 등으로 매년 2배 이상 늘었다.

컬리는 이러한 성장을 발판 삼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컬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을 공동대표 주간사로 선정했으며 2022년 상반기 상장이 목표다. 컬리는 공모자금을 주문 편의성·결제 간소화 등 소비자 경험 향상을 위한 기술분야는 물론 배송 서비스의 효율성·정확성을 개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투자할 방침이다. 또 인재 확보를 통한 조직 규모 확대, 새벽배송 지역 확장 등 서비스 고도화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각각 분산돼 있던 온라인사업부가 통합된 업체로 2019년 3월 출범했다. SSG닷컴은 보정·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와 전국 이마트 점포에 있는 P.P(Picking&Packing)센터를 기반으로 새벽배송과 ‘쓱(SSG)배송’ 등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배송 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SG닷컴은 모기업의 유통업 경험·노하우를 토대로 성장세인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IPO를 결정했다. SSG닷컴의 IPO 주간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SSG닷컴은 2022년 상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SSG닷컴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완성형 온·오프라인 커머스 에코시스템(ecosystem)을 구축하는 데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SSG닷컴은 현재 4번째 네오 자리를 물색 중이다.

오아시스마켓은 2011년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들이 오프라인 마트를 열며 시작된 업체로 2018년 5월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 같은 해 8월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생협에서 파생된 만큼 유기농·친환경에 특화돼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인건비·물류비·마케팅비 등 비용 효율화로 새벽배송을 서비스하는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2022년 중 상장을 목표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했다. 특히 오아시스마켓은 실질적인 상장에 앞서 2020년 4월부터 투자를 유치해 왔으며 2021년 10월28일 기준 총 1조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오아시스마켓은 공모자금을 새벽배송 지역 확대와 서비스 개선 등에 투입해 새벽배송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또 탄탄한 재무구조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이커머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새벽배송 업체들이 사업지속성과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 확보 차원에서 IPO를 선택하고 있다. 이후에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장을 보고 있다.[사진=SSG닷컴]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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