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모닝] 1일, 박정호 '분리' 권영수 '새임무' 구현모 '보상안'…채형석 '사장단'
[신아모닝] 1일, 박정호 '분리' 권영수 '새임무' 구현모 '보상안'…채형석 '사장단'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11.0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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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일)은 예전 이동통신 라이벌에서 SK‧LG‧KT 각 그룹 핵심 키가 된 CEO들의 운명이 엇갈리는 날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늘 SKT를 분리한다. 권영수 LG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 오른다. 구현모 KT 사장은 먹통 사태 보상안 결정을 앞두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특이하게도 이들 3명 CEO는 한때 이통 시장에서 진흙탕 싸움을 하며 극심한 경쟁을 한 사이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각 그룹 총수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아 핵심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구현모 KT 사장.[사진=연합]
구현모 KT 사장.[사진=연합]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통신 주력 SKT와 반도체 주력 SK스퀘어 등 2개 회사 체제로 재출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는다. KT는 인터넷 먹통 수습 난제 해결을 위해 재발방지대책과 보상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우선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은 오늘 SKT 분리로 만들어진 SK의 IT 중간지주 역할을 할 SK스퀘어 CEO를 맡게 된다. 이날 SKT의 분리는 1984년 '한국이동통신'으로 설립된 후 37년 만의 구조개편이다. 통신과 비통신 사업이 함께 있던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안이 깔렸다.

최태원 SK 회장의 믿을맨 박정호 사장은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로 출범하는 SK스퀘어를 맡아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게 된다. 특히 공정거래법에 따른 규제로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을 개선시켰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에게 넘기고 자신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쉴더스, 11번가,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등 16개 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한때 박정호 사장의 통신 경쟁자였던 권영수 LG 부회장(옛 LG유플러스 CEO)은 LG의 주력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시장에서 확고히 시키는 중임을 오늘부터 맡는다. 권영수 부회장은 오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 취임한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이 믿고 의지한 인사다. 그룹의 주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SK와의 배터리 소송, GM 배터리 리콜, IPO 계획 연기 등 이슈가 끊이지 않자 구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LG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일궈낸 인사로 오늘 취임에서 어떤 각오의 메시지를 남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총수 없는 기업 KT를 이끌고 있는 구현모 사장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지난달 25일 한시간 가량 전국에 발생한 KT 유무선 인터넷 먹통 때문이다. 문제는 먹통 장애 발생 후 구체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게 구 사장의 경영 무능력으로 이어졌다.

KT는 오늘 구현모 사장 직속 TF 임원진이 나서 긴급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인터넷장애 관련 ‘재발장지대책’안과 함께 ‘보상안’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상에서 더 큰 문제는 보상 기준이다. KT 약관에는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할 때 손해 배상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안 결정시 많으면 주주들과 실적에 악영향을, 적으면 소상공인과 여론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따라서 설명회에는 구 사장이 직접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오늘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화학계열 삼총사 기업을 합병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애경유화가 애경화학, AK컴텍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날 새로운 사명과 함께 통합법인을 이끌 인사가 확정된다. 사명은 애경케미칼, 대표는 최근 애경화학 대표로 신규선임된 표경원 대표가 유력해보인다.

특히 이번 화학3사 통합법인 출범으로 채형석 부회장의 화학부문 지배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애경그룹 총수는 어머니 장영신 회장이지만 실제 사업은 장남인 채형석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만큼, 오늘을 계기로 회장 취임에도 한발 다가 설 전망이다. 실제 애경그룹은 오늘 애경케미칼 출범과 함께 2022 사장단 인사도 함께 단행한다. 채형석 부회장 맞춤 사장단 인사에 촉각이 세워진다.

이외 오늘은 삼성전자 창립 52주년도는 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뉴삼성을 외친 만큼 깜짝 등장 또는 깜짝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창립 52주년을 앞두고 미국출장에 나선다는 얘기도 돌았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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