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증권사 민원, 전산운용비 늘수록↓
3분기 증권사 민원, 전산운용비 늘수록↓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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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하락한 증권사가 전산운용비 1.5배 가량 더 지출
3분기 증권사 민원 현황. (자료=금투협)
3분기 증권사 민원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증권사가 전산 운용비를 많이 늘린수록 민원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전산 장애 민원이 전체 민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업계가 선제적인 시스템 보완을 통해 장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민원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줄었다. 중형사 중에서도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민원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7%, 75%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 민원이 하락한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2분기 전산 운용비를 전년 동기 대비 13.06% 늘렸다. 전 분기 대비 민원이 상승한 증권사들이 같은 기간 평균적으로 전산 운용비를 7.74% 늘린 것과 비교하면 1.5배가량 더 늘린 셈이다. 

이들 증권사 중 전산 운용비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올해 2분기 한국투자증권은 95억원을 전산 운용비로 지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3% 늘렸다. 2분기 순익 2322억원의 4% 정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단순히 서버를 증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 충원 및 인프라·디지털 투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분기 대비 민원이 늘어난 증권사는 현대차증권(+300%)과 교보증권(+300%), 하나금융투자(+230%), 한화투자증권(+6.76%), 키움증권(+6.25%) 이었다. 

올해 2분기 전산 운용비를 전년 동기 대비 21%, 10%가량 늘린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현대차증권과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은 대부분 전산 운용비를 0.6~5.42% 늘리는 데 그쳤다.

다만 지난달 발생한 현대중공업 기업공개(IPO) 이슈로 현재 3분기 민원현황을 공시한 증권사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민원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투자는 99건의 민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30건) 대비 민원이 230% 늘었다. 이 중 전산 장애 관련 민원이 85건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 대비 672.73% 급증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당시 당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10분 가량 거래가 지연되는 현상이 있었다"며 "다만 이후 바로 거래가 정상적으로 재개됐고, 피해 보상을 원하는 민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투자는 전산 운용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디지털화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196건이고 금융투자 업계에서 56건의 전산 장애가 발생하며 최다 건수를 차지했다. 

금융회사의 전산 장애 현상은 컴퓨터의 성능 미달‧시스템 결함 또는 인터넷 회선 장애 등으로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하므로 장애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또 전산 장애로 로그인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 손해배상 주장이 어렵기도 하다.

이에 금융당국이 각 사의 전산 시스템을 정밀하게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산 장애 발생 원인과 손해 확인이 어려운 만큼, 전산 장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에서 현장 검사를 강화해 금융회사의 서버 용량이 충분한지, 비상 대응 체계가 확립됐는지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전산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