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면전서 '대장동 특검' 피켓 든 野… 與 "나쁜 선례"
문대통령 면전서 '대장동 특검' 피켓 든 野… 與 "나쁜 선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0.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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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문정부 새로운 도약 위한 이정표 담대하게 제시해"
국힘 "자화자찬·숟가락 얹기… 검·경 수사 고집은 무책임"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10.25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 가운데,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기 내 마지막 시정연설을 갖고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정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위기', '경제', '회복' 등이다. 코로나19 시대 대전환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내년 3월 대선을 고려해 민감한 정치적 사안은 비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긍정 평가와 함께 예산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반면, 야권은 '자화자찬'이라 지적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휩싸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6개월 동안의 전쟁의 위기, 경제의 위기, 코로나19 위기를 대처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정표를 담대하게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또 "5년 연속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이라며 문 대통령의 '개근'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2022년 예산안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예산이자 다음 정부 첫 예산이다. 코로나19 위기의 끝이자 포스트 코로나의 출발을 이어가는 예산"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예산 협치가 필요하다"고 협치를 재차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대통령의 국회 존중을 본회의장 바깥에서 피케팅과 샤우팅으로 옹졸하게 반응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오늘의 부적절한 행동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실제 이날 국민의힘은 '대장동 전면전'을 펼쳤다. 이들은 본회의에 앞서 로텐더홀에 자리를 잡고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화천대유 진짜 몸통, 이재명을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에는 특검을 요구하는 팻말을 든 채였다.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서 연설할 때도 '피켓시위'를 벌였다. 다만 대장동 의혹 화살을 이 후보에게 조준한 만큼, 침묵으로 일관해 큰 소란은 없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발표한 논평에서도 "역시나 자화자찬과 숟가락 얹기 일색"이라고 비판하고 대장동 의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이 가장 많이 분노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지난 12일 철저한 검·경 수사를 지시한 이후, 한마디 말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검찰의 이재명 구하기 수사, 면죄부 수사를 목도하면서도, 검·경 수사만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정의당은 문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자화자찬 K-시리즈"라고 지적하고 코로나19 국면 속 빈부격차 등 사회 불평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은) 코로나 격차와 LH사태에 이어 최근 대장동 비리까지 심각한 박탈감과 불평등을 느끼고 있는 평범한 보통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사과와 엄정한 조치를 내놓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