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안한 투자 시대, 금융교육 강화해야
[기자수첩] 불안한 투자 시대, 금융교육 강화해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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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 코스피는 최대 3.67%, 코스닥은 6.18% 하락하며 탄력을 잃어가고 있어 우려가 높다.

이런 때일수록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최근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세는 그렇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거래일째 늘어나며, 다시금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불안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시가 좀처럼 강한 반등세를 보여주지 못한 까닭에 반대매매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이를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처분당한 '반대매매' 규모는 4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동안 반대매매 규모는 총 1722억원이었다. 평균 일일 반대매매 규모가 287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증시에서 재미를 못 본 투자자들이 급등세를 탄 가상자산 시장으로 무턱대고 투자처를 옮겨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변동성이 매우 큰 가상자산 시장에는 젊은 투자자들이 몰리며 거래자 수도 600만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80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미국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이벤트가 소멸하면서 3일 만에 74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는 24시간 변동성이 반영되고, 증시에 상장된 자산처럼 상한가·하한가 제한이 없어 시장 부진 시 나타날 투자자 혼란은 더 크다.

금융교육의 필요성은 그렇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증권사의 캐치프레이즈처럼, 투자는 하나의 '문화'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높은 투자 열기에 반해, 현재 국내 금융교육은 열악한 상황이다. 각급 학교의 금융교육 양이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금융교육의 내용도 어려운 이론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실생활에 적용이 어려워 교육의 실효성이 매우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해외에서는 금융을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게 교육하고 있다. 미국 17개 주 고등학생들은 졸업하기 위해서는 '개인금융' 과목을, 5개 주는 '금융이해력'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교육내용이 쉽고,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올바른 투자습관에 보탬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적절한 금융교육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정부가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학교에서 국민들이 필수적으로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도박이나 투기성으로 무분별하게 접근하는 '빚투'가 아닌, 여유자금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를 고려한 합리적이고 올바른 투자습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야 한다. 금융교육 강화는 국민 자산은 물론, 국가의 자산까지 지키고 키울 수 있을 유일한 대안이다.

[신아일보] 홍민영 기자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