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종원의 IMF,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
[기자수첩] 윤종원의 IMF,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21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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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4.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에 윤종원 당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이 IMF 불신론을 내놨다. 그는 브리핑에서 "불확실성이 큰 만큼 IMF의 예측이 꼭 맞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의 기색에 부하들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2001년 이후 한국은행과 IMF의 성장률 전망을 분석해 보면 한국은행의 전망이 더 잘 맞았다는 자료를 배포하는 등 IMF와의 전쟁에 열을 올렸다. 

그와 대조적으로, 기재부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자료는 애지중지, 아전인수했다. 당시 기재부는 OECD의 우리나라 2월 경기선행지수(CLI)가 94.5로 1월의 92.9보다 1.6p 늘어났다면서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속도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까지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하강 속도가 줄어든 것일 뿐,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까지 보면 곤란하다는 지적이 당시 경제학계에서 대두됐다.

2009년 우리나라 최종 성장률은 0.2%였다. 그러나 IMF가 틀렸다고 '한줄요약'할 일은 아니다.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곳들이 상당했고, 과연 관료들과 IMF 대립각이 실제 우리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것이었는지를 살필 일이다.

윤종원 당시 기재부 국장은 현재 IBK기업은행장으로 영전해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 불완전판매로 구설수에 오른 바로 그 은행이다. 대부분의 금융사가 사모펀드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했지만, 기업은행은 올해 6월 금융감독원의 '일부' 보상안 뒤에 숨어서 장기전을 불사하고 있다. 세간에는 디스커버리 피해자들의 100% 보상 요구에 동조여론이 높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기업은행 내부보고서를 입수, 엄청난 손실 위험을 미리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한 사정을 폭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 대책위와 금융정의연대 등이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15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점은 시사점이 크다. 이들은 기업은행, 정부와 국회에 새로운 해결 방안을 요구하라고 절규한다. 판매 은행 뿐만 아니라 정·관계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복합적인 문제라는 뜻이다. 기재부와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윤 행장이 해결의 적임자지만 정작 그는 답이 없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6월 라임·디스커버리 등 가입 고객 전원에게 손실액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지 않았음에도 계열사 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상품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행장은 금감원만 바라볼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한투를 볼 일이다. 이제는 마음에 드는 자료만 보고 살지 말고, 옳은 자료와 사회의 메인스트림, 정의감각 등도 두루 살펴 봤으면 한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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