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스캔들⑦] 화천대유 '토지 수의계약'…'적법 vs 특혜' 해석 충돌
[대장동스캔들⑦] 화천대유 '토지 수의계약'…'적법 vs 특혜' 해석 충돌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10.2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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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없이 5개 필지 매입해 대장동 전체 주택 중 40% 공급
이재명 캠프 "법 따라 집행"…전문가 "특정 업체 물량 집중"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한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대장동스캔들이 대선판을 뒤흔든다. 여권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는가 싶던 스캔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지를 뻗쳐 야권, 법조계까지 들쑤신다. 대장동 사업은 지자체 주도 개발의 모범사례인가? 권력과 돈이 함께 빚어낸 종합비리세트인가? 신아일보가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가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 본다. <편집자 주>

대장동 개발사업에 자산관리사로 참여한 화천대유가 시행사 성남의뜰로부터 수의계약으로 확보한 택지를 두고 특혜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법적 해석이 엇갈린다. 화천대유는 성남의뜰과 수의계약을 통해 5개 택지를 확보했고, 이 택지에서 대장동 전체 주택 물량 중 40%를 공급했다. 이재명 캠프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토지 공급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정 업체 물량 몰아주기가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캠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는 성남의뜰과 2017년 수의계약을 통해 대장동 A1·A2·A11·A12블록과 B1블록 등 공동주택용지 5개 필지를 매입했다.

화천대유는 2018년 12월 각각 A1·A2블록과 A11·A12블록에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를 분양했고, 이달 B1블록에서 '판교 SK뷰 테라스'를 공급했다. 공급 규모는 총 2256가구로, 대장동에 계획된 전체 물량 5685가구 중 39%를 차지한다.

이를 두고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을 통해 얻은 부지에서 주택을 공급해 많은 수익을 얻은 것은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 캠프 측은 대장동 개발사업은 '도시개발법'에 근거해 추진한 사업으로,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56조에는 '조성토지 등의 공급계획에 포함해야 할 사항으로 시행자(해당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의 경우에는 출자자를 포함한다)가 직접 건축물을 건축해 사용하거나 공급하려고 계획한 토지의 현황'을 규정하고 있다며, 화천대유 수의계약도 이에 근거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도시개발사업 지정권자에게 제출한 토지공급계획과 부합하게 시행자가 토지를 사용하는 경우, 입찰 공고 등을 통한 분양 대상이 아니라는 국토교통부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 중 화천대유 매입 토지. (자료=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 중 화천대유 매입 토지(빨간색 사각형). (자료=성남시)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주택 물량 중 상당수를 화천대유가 공급한 점과 도시개발법 시행령 중 해당 조항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특정 회사에 이익을 몰아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은 "법인 출자자에 우선 공급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임의 조항일 뿐"이라며 "출자 법인에 택지를 우선 공급했다 해도, 이 같은 이익이 돌아갈 것을 충분히 검토했다면, 특혜 의혹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라는 점에 의문의 시선이 있는 것"이라며 "주택 물량 중 상당 부분이 특정 회사에 돌아간 만큼 물량을 몰아줬다고 비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주택 공급을 통해 2019~2020년에 분양 매출 1조981억원을 거뒀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가 올해 5월 입주를 시작한 만큼 중도금과 잔금 등이 추가 매출로 잡힐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화천대유의 분양계약 미수액은 3190억원인데, 이를 더하면 총 분양 매출은 1조4171억원으로 늘어난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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