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빚·자살 韓 추락…'오징어 게임' 몰입감 높여"
르몽드 "빚·자살 韓 추락…'오징어 게임' 몰입감 높여"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1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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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기획 당시엔 논란…약 10년만에 상황 악화로 '병폐 반영작' 등극
오징어 게임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한국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열풍 뒤에 자리 잡은 한국 사회의 병폐를 조명했다.

르몽드는 1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오징어 게임의 흥행 저력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잘 반영한 사실적 효과라고 해석했다. 

상금 456억원을 타겠다며 456명이 목숨을 걸고 펼치는 생존 게임이 이 드라마의 줄거리. 일각에서는 일본 콘텐츠의 표절이나 아류작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그러나 단순히 흥미로운 설정의 드라마가 아니라, 배우와 극본에 디테일과 설득력을 부여한 한국 사회의 잔혹한 현실 반영 효과 덕에 좋은 평가를 얻었고, 이것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몰입 효과를 가져 왔다는 것이 르몽드의 분석이다.

르몽드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게 큰 부채를 떠안은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은 부동산 폭등으로 더 심화되고 있으며, 결국 당국이 대출 규제 등 고삐를 죄고 나섰다.

르몽드는 아울러, 2014∼2018년 서울 마포대교의 자살시도자들 800여명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들 중 다수가 빚에 쪼들려 왔다고 르몽드는 설명하면서 희망이 없이 내몰린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생존 드라마' 같은 경쟁적 기류가 높다고 짚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계층별 부익부 빈익빈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며, 결국 열패감에 내몰린 이들을 중심으로 냉소주의와 함께 온라인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상황도 소개했다.

한국 정부가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불평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르몽드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황동혁 감독의 발언을 인용,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처음엔 내용의 현실성과 설득력 문제로) 자금을 지원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불과 10년 만에, 이 생존 드라마처럼 잔인한 세상이 되면서, 승자가 모든 것을 뒤흔드는 세상이 돼 버렸다. (투자 유치와 작품 성공을 얻었으나) 그런 점에서 슬프다"고 말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