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권사 실적 '암울'…목표주가 '뚝'
하반기 증권사 실적 '암울'…목표주가 '뚝'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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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리지 비중 클수록 실적 우려…키움증권 목표주가↓
균형적 사업·배당수익률 높은 삼성증권은 업종 '최선호주'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증권업계의 실적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 동안 증권사들의 이익 창출에 크게 기여했던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최근 들어 악화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올해 4분기 증시 상황 역시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서, 개인 영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 목표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778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이들 증권사가 거둔 순익 9680억원 대비 24.4% 줄어든 수치다. 

작년 3월 이후 상승을 지속하던 국내 증시가 최근들어 주춤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같은 기간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갑작스러운 증시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규모도 전 분기 대비 35.7% 감소했다. 반면, 국고채 금리는 3년물 기준으로 같은 기간 0.145%p 상승하면서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도 18.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업 지수 동향. (자료=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증권업 지수 동향. (자료=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증권사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증권주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말 증권업지수(KRX증권)는 전분기 말(864p) 대비 7.3%p 하락한 800.96p를 기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코스피가 전분기 대비 6.9% 하락하며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 운용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실적 면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순이익 감소폭은 4개 증권사 중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2630억원 순이익을 냈던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약 30% 줄어든 1830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20%대, 미래에셋증권은 1%대 실적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11%, KB증권의 경우 15만3000원으로 직전 대비 12.6% 낮췄다.

백두산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관련 각종 선행 지표가 일부 둔화된 것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4분기 주식시장도 부진한 성과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유가 상승 △중국의 생산 차질 △전력 생산비 상승 등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의 빠른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4분기는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줄고 회전율이 하락하며 부진한 브로커리지 환경이 조성됐음을 고려했을 때,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6.5% 줄어든 2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증권사가 주가를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증권이 꼽혔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는 배당수익률이 주가의 하방을 결정한다"며 "삼성증권의 배당수익률은 8.2%로 대형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주가 부진은 기준금리 인상 등 유동성 축소 압력이 높아지며 증권 업종 관련 우려가 확대된 영향인데, 상대적으로 배당매력이 높은 회사들의 주가는 양호하다"며 "4분기는 배당 관심이 증가하는 구간이기도 하고, 단기간에 구조적인 업종 모멘텀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기에 방어적인 관점에서 배당 수익률이 높은 회사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