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KB손보, 콜센터 안 판다지만 가능성은 '여전'
[이슈분석] KB손보, 콜센터 안 판다지만 가능성은 '여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0.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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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S 매각설에 일단 '사실 무근'…노조, 고용불안 '해결 과제'
KB손해보험CNS 노조가 KB손해보험 측에 보낸 'KB손해보험CNS 매각설 확인 및 매각 반대 요구의 건' 문서 (자료=KB손해보험CNS 노조)
KB손해보험CNS 노조가 KB손해보험 측에 보낸 'KB손해보험CNS 매각설 확인 및 매각 반대 요구의 건' 문서 (자료=KB손해보험CNS 노조)

매각설로 들썩였던 'KB손해보험CNS'가 한숨 돌리게 됐다. 모기업인 KB손해보험이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다만, 비용 절감과 상품개발·마케팅 집중을 위해 대형 보험사가 콜센터 등을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업계 현실에서, KB손해보험CNS 적자 규모도 확대되는 상황이라 매각설은 언제든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구체적인 매각설에 노조까지 결성…사측 "사실 아니다"

15일 KB손해보험CNS(이하 KB손보CNS)에 따르면, 현재 KB손보CNS 노동조합 조합원은 250여명을 돌파했다. 지부 설립 10일 만에 전체 직원 3명 중 1명인 33%가 노조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보험 업계에서는 KB손해보험의 CNS 경영권 매각이 기정사실화 됐다. 매각 대상으로 중견 사모펀드가 꼽히고 있고, 지분 매각 뒤 최소 5년 또는 7년간 KB손보CNS 운영 보장을 논의한다는 내용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19일 예정된 KB손해보험 이사회에서 매각에 관한 안건이 상정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매각설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KB손보CNS 매각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노동자들은 고용 보장을 위해 지난 5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지부설립 총회를 진행해 노조를 결성했다.

이후 지난 12일 노조는 KB손해보험 측에 'KB손해보험CNS 매각설 확인 및 매각 반대 요구의 건'이라는 문서를 통해 매각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노조는 "KB손보CNS 매각은 KB금융그룹의 고객 중심 경영을 일탈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800여 명 노동자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라며 "노조는 KB손보CNS 매각을 반대하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투쟁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각설로 인해 내부 직원들이 동요하며 노조까지 결성하자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했던 사측은 매각설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자회사 매각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번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와 있지 않고, 검토하지도 앞으로도 매각할 계획도 없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 "콜센터 분리 대세, 저조한 실적"…매각 가능성 열려있어

KB손보CNS는 KB손해보험의 100% 지분으로 고객컨텍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다. KB손해보험의 △자동차 사고접수 및 고장출동 △상해·질병·화재 보험금 청구 △장기보험계약 상담 및 환급 등의 업무를 한다.

지난 2002년부터 LG화재 매직콜센터와 2009년 투모로플러스 컨택센터, 2012년 LIG손해보험 자회사를 거쳐 2015년 KB금융지주로 편입, KB손해보험 콜센터 자회사가 됐다.

회사 이름, 대주주가 계속 바뀌어왔지만 콜센터 노동자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장기근무하면서 KS-CQI(Contact quality) 손해보험 부문 1위를 계속 수상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최근 금융업계는 콜센터를 자회사로 두지 않고 외주(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매각되지 않겠냐는게 보험업계 관측이다.

실제, 삼성생명의 경우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보험심사와 콜센터, 채권관리 등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서울 강남·강북·대구 등에 아웃소싱 형태로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 2년 연속 KB손보CNS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매각설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KB손보CNS는 2017년과 2018년 5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9년 순손실(2억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순손실 3억원으로 적자 폭이 1억원 늘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 전문성 마케팅 집중 효율을 위해 콜센터 등은 자회사로 두지 않고 아웃소싱하는 추세"라며 "비용 절감과 전문성 확대로 경쟁력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매각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매각)과정에서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노동조합 등과 긴밀한 타협을 이루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연승훈 KB손보CNS 노조 지부장 역시 "KB손해보험과의 노사관계를 다지는 한편, 콜센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매각 이슈는 예의주시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여전히 KB손보CNS 매각과 관련한 가능성은 남아있음을 암시했다. 

[신아일보] 김보람 기자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