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살충제 녹두' 수입한 aT, 안전성 관리 부실 '도마 위'
[2021국감] '살충제 녹두' 수입한 aT, 안전성 관리 부실 '도마 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0.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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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교 의원 제출 자료 분석…잔류농약 검출 미얀마산 녹두 시중 유통
뒤늦게 확인하고 회수 조치했지만 전체 1000t 중 86톤 불과
본보 3월 <혼 나간 aT, '살충제 녹두' 뒤늦게 회수…책임도 뒷전> 지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나주본사 전경. [사진=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나주본사 전경. [사진=aT]

최근 미얀마산 녹두 등 국영무역을 통해 들여온 수입농산물에 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이하 aT)의 부실한 안전성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은 aT가 그간 안전성 검사 목적의 샘플과 본 제품이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지 않고 농산물을 수입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아일보가 지난 3월 보도한 <혼 나간 aT, '살충제 녹두' 뒤늦게 회수…책임도 뒷전(2021년 3월9일자)> 기사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 aT는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4배가량 초과한 미얀마산 녹두를 국가 세금으로 수입했고 시중에 유통·판매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확인했지만 별도의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아 소비자 불신을 키웠다. 

13일 김선교 의원이 aT로부터 제출받은 녹두 수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안전성 검사 결과가 본 수입품 입항일자보다 같거나 더 늦게 나온 경우는 전체 39건 중 10건으로 25%를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위한 샘플은 농산물을 선적하기 전에 채취돼 항공 운송되고, 실제 수입되는 본 농산물은 선박으로 운송된다. 때문에 운항 거리에 따라 수입국에서 본 농산물이 도착하기 몇 주 전, 길게는 한두 달 전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단, 입항일보다 안전성 검사 결과일이 늦게 나온다면 본 농산물과 안전성검사에 사용된 농산물이 다른 제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aT는 그간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한 번도 없었다. 김 의원은 이러한 경우 실제 수입품과 안전성 검사에 보내진 샘플이 전혀 다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aT가 국영무역을 통해 수입한 미얀마산 녹두 40㎏ 포대. 이 녹두는 통관 당시엔 잔류농약 검사에 이상이 없었으나, 유통된 이후 최근 샘플링 검사에서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농약제품 티아메톡삼의 잔류농약 기준치가 4배 초과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aT가 국영무역을 통해 수입한 미얀마산 녹두 40㎏ 포대. 이 녹두는 통관 당시엔 잔류농약 검사에 이상이 없었으나, 유통된 이후 최근 샘플링 검사에서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농약제품 티아메톡삼의 잔류농약 기준치가 4배 초과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김선교 의원. [사진=김선교의원실]
김선교 의원. [사진=김선교의원실]

실제 aT는 지난해 4월 미얀마로부터 두 건의 녹두(각 500톤)를 수입했지만 통관을 위한 안전성 검사에선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녹두는 이미 올해 2월에 판매돼 시중에 유통됐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해당 녹두를 검사한 결과 기준치 이상의 잔류농약이 발견돼 통관을 위한 안전성검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증명됐다.

검출된 농약은 ‘티아메톡삼’으로 당시 PLS 기준 규정은 0.01㎎/㎏이었으나 해당 녹두에선 0.02~0.05㎎/㎏이 검출됐다. 이렇게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해당 물량 구매업체에 즉시 안내를 하고, 보유 재고를 파악한 후 회수·반품·전량 폐기를 해야 하지만, 이미 구매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해버려 회수된 물량은 전체 1000톤(t) 중 86t에 그쳤다. 

김선교 의원은 “현재 수입농산물의 안전성검사 샘플 채취를 공급업자에게 일임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되고 있다”며 “국민이 먹는 농산물인 만큼 안전성 검사가 실제 수입품 입항일자보다 늦은 모든 수입농산물은 반드시 전수 검사해야하고, 안전성검사 샘플 채취도 수입기관이 직접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