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사회안전망 예산감축 착수…펠로시 "고민 끝 결단"
美 민주, 사회안전망 예산감축 착수…펠로시 "고민 끝 결단"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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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예산까지 묶여 '출구전략' 불가피…기간 줄여 지출 절감할 듯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3조5000억달러(우리 돈 약 4187조원) 규모의 예산안 중 일부 항목의 감액 작업에 사실상 착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팬데믹 뿐만 아니라 대슈모 사회안전망 확충을 추진해 왔으며 이에 따라 확장 재정 기조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특히 건강 보험, 아동 복지, 교육 확대, 기후변화 대응 등에 큰 예산 지출 구상이 추진돼 왔다. 여기에 일부 수정이 가해지는 셈이다.

펠로시 의장인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 원안을 유지할 수 없어 매우 실망했다"고 전제하고, "자원이 한정돼 있어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어떤 일부 수정이 있든, 예산 전반의 혁신적 성격을 후퇴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보도했다.

이는 공화당 뿐 아니라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재정 건전성 우려를 제기하면서, 예산 처리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회안전망 예산의 규모를 놓고 여당 내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이미 합의를 마친 인프라 예산(1조달러 규모)마저 이달 말까지 처리가 밀리게 돼, 핵심 정책 추진 차원에서 일부 포기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인프라와 복지 중 전반적인 기조를 챙긴다는 실리를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함께 국제행사에 참석한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왼쪽). (사진=대한민국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과 함께 국제행사에 참석한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왼쪽). (사진=대한민국 국회)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민주당이 원내 의견 수렴을 거쳐 출구전략의 대강을 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일부 부분을 쳐 내는 대신, 대체로 항목은 유지하되 기한을 단축하는 식으로 지출 규모를 절약하는 것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내다 봤다. 

실제로 펠로시 의장은 "많은 항목에서 예산 감축을 위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해 이런 전략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 강경파에 속하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 의원이 복지 예산은 가능한 보편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언론에 불만을 제기하는 등 여진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