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14시간 조사… "천화동인 1호는 내 것"
김만배 14시간 조사… "천화동인 1호는 내 것"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10.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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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받고 나오는 김만배씨. (사진=연합뉴스)
조사받고 나오는 김만배씨.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4시간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는 조사에서 천화동인 1호 소유주는 자신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녹취 논란에는 사업자 갈등 차단용이라고 해명했다.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전 9시48분 검찰에 출석해 이날 0시를 넘어서까지 14시간가량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에 "사실 여부를 성실히 설명했다. 천화동인 1호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화천대유 소속이고 화천대유는 제 개인 법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을 '그분 것'이라고 한 것은 더 이상의 구 사업자 갈등은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설립된 회사고 천화동인은 자회사다. 화천대유는 4~5개월간 1~7호 7개의 자회사를 만들었다. 1조원이 넘는 대장동 사업에 이 회사들이 차여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김씨의 핵심 의혹은 김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천화동인 1~3호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지다.

천화동인 5호 투자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개발 이익 중 700억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본부 기획본부장에게 주기로 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가 검찰에 낸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고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말도 전해지고 있다며 그분이 누구인지 화천대유, 천화동인 등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지 등을 추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내용에 쟁점을 두고 이뤄졌다. 김씨 측 대리인은 앞서 "김씨가 그런 말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조사 후 김씨는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정 회계사와는 "한 번도 진실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2019년부터 그가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로비로 의심받을 이유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을 해보면 사실이 아닌 걸 다 알 수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김씨는 앞서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에 "유씨가 천화동인 주인이라고 정 변호사가 자술서를 제출했는데 만약 유씨가 주인이라면 저한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고 부인했다.

조사에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모습이다. 다만 김씨와 유 전 본부장과의 대질은 없었다. 그는 대장동 사업 당시 사업협약서 등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없애주는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거액의 수익 배분을 약정한 적은 없었다고 재차 전했다.  

김씨는 아울러 화천대유 자금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사비로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유언비언"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김씨의 의혹이 많은 만큼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