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되나…'정비수가' 인상 변수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되나…'정비수가' 인상 변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0.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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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손보사 손해율 82.6%…전년比 6.3%p 개선
금융당국, 경상 환자 보험금 과다청구 방지책 마련
3년 만에 4.5% 오른 정비수가 보험료 인하 복병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경상 환자 과잉진료와 한방진료비 증가에 따라 들썩이던 자동차 보험료가 정부의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더욱이 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흑자전환이 예상되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 정비수가가 3년 만에 인상되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가 손해보험사 10개사에 요청해 6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누계(가마감) 자동차 보험률 손해율은 △메리츠화재(75.7%) △KB손해보험(79.0%) △삼성화재(78.9%) △현대해상(79.4%) △DB손해보험(78.2%) △한화손해보험(80.3%) △롯데손해보험(86.7%) △하나손해보험(84.0%) △흥국화재(86.1%) △MG손해보험(97.9%)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메리츠화재 5.0%p △KB손해보험 4.7%p △삼성화재 5.7%p △현대해상 5.1%p △DB손해보험 6.3%p △한화손해보험 7.8%p △롯데손해보험 3.8%p △하나손해보험 8.0%p △흥국화재 8.0%p △MG손해보험 8.7%p 개선된 수치다. 

10개사의 평균 손해율은 전년 동기(88.9%) 대비 6.3%p 개선된 82.6%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은 사업비 등을 고려하면 78~80%로, 이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통상 손해율이 높아지는 지난 휴가 시즌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두기가 확산되면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장기 입원과 한방병원 치료를 통해 보험금 등을 과다청구하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자동차보험 개선안은 자동차 사고 발생 시 △경상 환자 치료비 중 본인 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으로 처리 △경상 환자 장기 치료 시 의료기관 진단서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상급 병실 입원료 상한선 마련 △한방 분야 진료수가 개선 등을 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조원 수준이던 자동차 보험금 지출은 지난해 14조4000억원으로 6년간 약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보험료 역시 64만원에서 75만원으로 20% 늘었다. 보험금은 연간 약 5%, 보험료는 약 3%씩 증가했다.

이는 팔다리 단순 타박이나 열상(찢어짐) 등 비교적 상처가 얕은 경상 환자의 과잉진료와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탓이다. 실제 최근 5년간 경상 환자 보험금은 2016년 1조9000억원에서 작년 2조9000억원으로 약 50% 늘었다. 이 기간 경상 환자 수는 154만명에서 159만명으로 3%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상환자가 10만명에서 10만5000명으로 5% 증가하고, 보험금은 1조4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약 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손해율 개선을 위한 대책을 직접 내놓고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손해율 반사이익을 얻게 되며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거리두기에 따른 반사익으로 자동차 손해율도 개선됐고, 금융당국이 손해율 개선을 위한 제도도 마련해놓은 상황에서 자동차 보험료가 인하될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자동차 손해율을 핑계로 매년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해오던 보험사들도 소비자 뭇매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관련 정비공임 수가 인상으로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지난달 30일 손해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 공익대표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자동차보험 정비공임 수가를 4.5%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비 수가가 오른 건 2018년 이후 3년 만으로, 인상된 정비 수가는 다음 달부터 반영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차량이 운행이 줄며 현재 손보사 손해율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영향으로 일시적 개선"이라며 "정비수가 4.5% 인상은 자동차 보험료 1%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