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수료 대란, 관망하던 정부가 나서야 할 때
[기자수첩] 수수료 대란, 관망하던 정부가 나서야 할 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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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와 빅테크사와의 수수료율 전쟁이 과열되고 있다. 수수료율 규제를 받는 카드사보다 빅테크사의 수수료율이 높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팔아도 카드사보다 빅테크사의 수수료가 더 비싼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중소상공인의 경제적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 빅테크 수수료율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여세를 몰아 카드업계는 '동일 기능, 동일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정말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사는 코로나19라는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맹점에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폭리를 취하는 악덕 기업인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및 빅테크 결제 수수료 비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0.8%로 카카오페이(온라인) 2.0%, 네이버페이(주문관리) 2.2%보다 저렴하다. 네이버페이 수수료의 경우 신용카드보다 약 3배가량 높다.

다만, 네이버페이 수수료에는 카드사에 지급하는 가맹점 수수료와 신용이 낮은 온라인 쇼핑몰의 부도로 인한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등의 PG사 역할에 따른 수수료가 포함된 비용이다. 단순 수수료율로 비교가 불가하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1000원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했다면 카드사에 수수료 800원을 주고 나머지 200원에서 결제 대행(PG)과 단말기 수수료 등을 뺀 나머지 수수료만 수익으로 남는 구조다.

특히, 제시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한 네이버페이 2.2%는 주문관리 수수료율이다. 주문관리 수수료율은 스마트스토어와 외부 독립 쇼핑몰 중 주문형 가맹점에 적용되는 것으로 PG 역할 뿐만 아니라 △별도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아이디 로그인으로 결제하는 기능과​ △발송·​교환·​​반품의 판매 관리툴 제공 △​배송추적 △빠른정산 지원 △부정거래 방지(FDS) △​문의·회원관리​​ △​고객센터 운영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를 외치는 카드사 입장도 이해는 간다. 금융당국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에 개입한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 동안 수수료는 13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2007년에 4.5%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1.97~2.04%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규제 사각지대 특혜의 중심이된 빅테크사도, 수수료율 규제와 빅테크사와의 경쟁으로 허덕이는 카드사도 균형 잡힌 법제화를 원하고 있다. 

빅테크사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과 혁신을 촉진, 시장 발전을 확대하는 동시에 금융서비스 규율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최악의 경영난을 보내고 있을 영세·중소상공인 위해서라도, 관망하고 있는 정부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qhfka718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