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극과 극'…현대중공업 2만원 '꼴지'vs 키움증권 900만원 '최고'
접대비 '극과 극'…현대중공업 2만원 '꼴지'vs 키움증권 900만원 '최고'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9.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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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9위‧2위 계열사 현대重‧기아는 1인당 연간 3만원도 ‘사용못해’

접대비 톱10중 7곳 모두 증권사…메리츠‧신영증권도 500만원 이상

미래에셋‧NH투자는 연간 접대비로 소기업 매출규모인 100억 사용

재계 9위(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중공업의 1인당 1년 평균 접대비가 2만원 초반대로 계산됐다. 재계 2위(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3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1인당 900만원에 육박하는 접대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당 접대비 상위 10곳 중 7곳이 증권사로 조사돼 제조업 기반 기업과 금융 관련 기업 간 접대비가 극명한 격차를 보였다.

2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직원 1인당 접대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업보고서에 ‘접대비’ 항목 금액을 명시한 32곳은 작년 한해 953억원을 접대비로 사용했다. 나머지 68곳은 접대비 금액을 명시하지 않았다.

접대비를 명시한 32개 기업의 직원수는 17만6175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접대비 금액은 54만1500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기준 접대비 전체 금액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19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2위는 NH투자증권으로 117억원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은 접대비 금액만 소기업 연 매출 수준인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외 메리츠증권(77억원), 키움증권(74억원), 유안타증권(31억원), 신영증권(30억원)도 작년 한 해 접대비만 30억 원을 상회했다.

비증권사 중에서는 대상(54억원), CJ대한통운(48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45억원), 코오롱글로벌(32억원)이 가장 많게 나타나면서 접대비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인당 접대비 연간 평균 10만원 미만 기업.[그래프=한국CXO연구소]
1인당 접대비 연간 평균 10만원 미만 기업.[그래프=한국CXO연구소]

반면 연 매출 조 단위를 넘지만 접대비 금액은 5억원 미만인 곳은 5곳으로 조사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3억200만원으로 가장 작았다. 현대미포조선 3억500만원, 현대중공업 3억1000만원, 한국항공우주(4억4432만원), 삼천리(4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직원 수 1만3420명이 넘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1인당 접대비가 2만3100원 꼴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계산됐다.

이어 기아는 100대 기업 중 작년 매출이 4번째로 높았음에도 1인당 접대비 금액은 2만8200원으로 3만원이 채 안됐다. 기아의 작년 총 접대비는 10억원, 전체 직원 수는 3만5400여명이었다.

이외 롯데쇼핑(5만7200원), 한국항공우주(8만8300원), 현대미포조선(9만9500원)도 작년 직원 1인당 평균 접대비가 1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1인당 접대비가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난 키움증권은 지난해 총 70억원이 넘는 비용을 접대비로 지출했다. 직원 수 849명으로 1인당 접대비가 879만원을 상회했다.

1인당 접대비 2위를 기록한 메리츠증권은 5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래에셋증권(473만원), 신영증권(455만원), NH투자증권(385만원), 유안타증권(184만원), 한화투자증권(167만원) 등 증권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증권사 중에서는 SK가스(380만원), SK네트웍스(155만원), 코오롱인더스트리(117만원)가 1인당 접대비 톱10에 속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어느 순간부터 은근 슬쩍 접대비 금액 등을 미공개로 전환한 곳이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 공통적으로 필수 기재해야 할 세부적인 비용 항목 등에 대한 범위 규정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인당 접대비 연간 평균 상위 기업.[그래프=한국CXO연구소]
1인당 접대비 연간 평균 상위 기업.[그래프=한국CXO연구소]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