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관전포인트] 국내 증시, 미·중 리스크에 1%대 하락 출발 전망
[증시 관전포인트] 국내 증시, 미·중 리스크에 1%대 하락 출발 전망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9.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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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 상승·중국 헝다그룹 채무 부담 지속…변동성 확대 유의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 경기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내외 여건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증시 역시 1%내외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9.38p(1.63%) 하락한 3만4299.9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90.48p(2.04%) 하락한 4352.63으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23.29p(2.83%) 떨어진 1만4546.68로 장을 마감했다.

미 증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1.57%까지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1.567%까지 치솟으며 지난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특히 금리 상승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된 점이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겠이지만, 리오프닝과 병목현상으로 예상보다 심해질 수 있다"며 필요시 '인플레이션 관리 도구', 즉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 부담도 첩첩산중이다. 

헝다그룹은 이날 2024년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 채권 보유자에게 4750만달러(약 56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앞서 헝다는 지난 23일 지급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350만 달러(약 990억원)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헝다의 유동성 문제는 추가 투자 유치 등으로는 해결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더욱 고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헝다가 지난 23일부터 올해 말까지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총 6조7000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역외 이자는 6조1500억원으로 92%를 차지한다. 

국내외 악재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은 지난 28일 전날 종가보다 7.6원 오른 달러당 1184.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9월11일(1186.9원)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다. 올해 종가 기준 연고점은 1179.6원(8월20일)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늘 국내 증시가 1%내외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전일에 이어 오늘도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낙폭을 확대한데 따라, 오늘 코스피는 1%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미 증시 하락 요인인 국채 금리 상승은 전일 파월 연준의장과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 내용이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1%대 하락 후 제한적인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지난 저점을 깨는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가 어떻게 반영될지다. 코스피는 지난 8월20일 3049.03을 기록하며 3050선을 밑돌았는데, 오늘 지수가 1%대 하락한다면 지난 저점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에 영향을 받아 하락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헝다그룹의 달러화 채권 이자지급일이라는 점도 장중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