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극초음속 활공체' 시험 발사했나…"기존과 다른 궤적"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 시험 발사했나…"기존과 다른 궤적"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9.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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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이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 담화 발표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기종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기존과 다른 궤적을 보여 '극초음속 활공체' 시험발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군은 오늘 오전 6시40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은 현재 세부적인 정보를 판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레이더와 정찰기 등 탐지 자산에 발사체가 포착된 이후 탐지와 소실을 반복하면서 정점 고도와 사거리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발사체는 그동안의 단거리 미사일의 비행궤적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사체는 탄도미사일과 같은 포물선 형태의 비행궤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순항미사일의 궤적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가 '풀업'(상승 후 하강) 특성을 보였으며, 초대형 방사포도 고도와 사거리가 짧고 미사일과 같은 비행 특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해당 두 가지 기종 가능성을 배제했다.

군 일각과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활공체(HGV)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언급한 바 있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탄도미사일 요격망을 뚫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며,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한다는 점에서 전장에서 판도를 바꾸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적 레이더에 탐지되더라도 비행 코스를 바꾸는 활강이 가능해 비행궤적 산정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한 전문가는 “이번 발사가 극초음속 활공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는 탄도미사일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Glide Vehicle)를 탄두에 탑재해서 발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이번 발사체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점을 근거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두부의 비행체가 정점 고도에서 분리돼 글라이더식으로 활강하는 형태를 띈다.

북한의 초음속 무기 개발은 앞서 지난 1월 5~7일 진행된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이라며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13일만이다. 이번 도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화답하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에서 이뤄졌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