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과 고용' 이후 안건은 '스태그플레이션'
美 '테이퍼링과 고용' 이후 안건은 '스태그플레이션'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2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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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고용 보고서 주목, 이후 관리가능한 인플레이션 중요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판단에서 '9월 고용보고서'와 연관지으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편 그 이후 관건은 '지속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능성은 적지만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우선 내달 8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나오는 '9월 고용보고서'가 테이퍼링을 유발할 잠재적 방아쇠가 될 것이지만 금리 등은 다른 요소도 검토,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문제라는 것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27일(현지시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고용은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상당한 추가 진전'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면서도 "하지만 바라는대로 진전이 계속되면 곧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연준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민주당 일각에서는 제롬 파월 의장 대신 그를 새 의장으로 미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요 인물이다.

다만 그는 코로나 델타 변이가 예상보다 더 파괴적이라면서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춘다는 발표를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신호로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주문했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했으며, 경제가 '최대 고용' 목표 쪽으로 계속 진전하면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줄이는 게 곧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부연한 바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뉴욕경제클럽에 모습을 나타내 "경제가 최대 고용을 향한 매우 좋은 진전을 이뤘다. 다만, 테이퍼링을 하기 전 보길 바라는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들 발언에 대해, 연준의 움직임이 9월 고용보고서로 상당히 좌우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그 이후가 중요하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경제는 우리가 제시한 '상당한 추가 진전'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고용 개선 흐름이 계속된다면 그런 조건은 곧 충족돼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반스 총재가 이르면 11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테이퍼링과 달리 금리인상 시점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에반스 총재는 "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수치라면서 관리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시장에 제공됐을 때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또 2023년과 2024년에는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된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당국자들의 고려 사항 중 하나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서 의견은 엇갈린다. 정책적 실패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을 키운 70~80년대와는 다르다는 전망과 피크 아웃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이번 우려도 2011년의 경제 흐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실업률과 물가상승의 합인 고통지수도 70~80년대나 2011년보다 낮은 수준이고, 생산성이 높아진 현재 낮은 수준의 설비가동률은 공급 확대가 용이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공급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28일 "하반기 전망에서 미국 경기의 피크아웃(peak out, 정점찍은 뒤 하락)으로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경기보다는 인플레이션 여부가 더 부각되며 장기금리 하단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 고용 보고서 이후 주요 화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