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부담 10%↑…근로자 임금수준 0.27%↓
법인세 부담 10%↑…근로자 임금수준 0.27%↓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9.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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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시장 구조일수록 부담 전가 정도 커…일반 기업 '2배'

법인세 한계세율 인상에 따른 세부담 일부를 기업들이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법인세 실효세율을 증대하는 정책 방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 114호에서 김빛마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산업별 변이를 활용한 법인세 부담의 귀착효과 분석 연구'를 통해 법인세 부담이 개인별 임금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이번 연구 결과 국내 기업들은 법인세 한계세율이 10% 증가할 때, 근로자 임금수준을 0.2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인세 한계세율이 10%에서 11%로 증가하면 평균적인 임금수준은 0.27% 감소한다는 뜻이다.

한계세율이란 초과수익과 비교해 세금으로 내야 할 금액의 비율이다.

이번 연구에서 시장집중도가 높은 산업의 기업들이 노동자에게 법인세 부담 일부를 전가하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구조가 독점적 시장에 가까운 경우 법인세 한계실효세율이 10% 오를 때 노동자 임금 수준은 0.54% 줄어, 부담 전가 정도가 전체 기업 평균의 2배에 달했다.

또 이런 현상은 노동집약적 산업과 파트타임 노동자에게서 더욱 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빛마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부담이 궁극적으로 다른 경제주체에 전가되는 정도가 크다면, 제도적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증대시키는 정책 방향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직면하는 법인세 부담 일부가 파트타임 노동자와 같은 상대적 취약계층의 임금 감소 등 악영향으로 이어지면, 소득이 높은 기업에 대한 세 부담 증가 취지가 합당한 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최근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 법인세의 실질적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적 변화가 이어져 왔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3%p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38개국 중 8번째(2021년 기준)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