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확산에 돌파감염까지… 갈 길 먼 거리두기 완화
추석 연휴 확산에 돌파감염까지… 갈 길 먼 거리두기 완화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9.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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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이동량·돌파감염 증가… 감염 재생산지수 상승 지표 악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추석 연휴 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추이가 주목되는 가운데 정부는 연휴 기간 나타난 코로나 관련 각종 지표가 좋지 않다며 전국 재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다음 달 4일 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앞둔 정부는 이달 말까지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현 단계를 연장할지, 완화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나온 신규 확진자 수는 1716명이다. 전날(1720명)보다 4명 줄었으나 21일(1729명) 이후 사흘 연속 1700명대를 기록했다.

사흘 간 1700명대로 나온 것을 보면 일단 추석 연휴에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추석 연휴(18~22일)가 이제 막 끝났고 연휴 전, 연후 중 확인한 각종 지표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나온 것을 볼 때 향후 점진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연휴 이동량 증가 수치다. 정부가 13~19일 휴대전화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이동량 통계를 보면 이 기간 이동건은 2억4569건으로 직전 주(6~12일)의 2억3302건보다 1267만건(5.4%) 늘었다.

이 기간 수도권 주간 이동량은 1억2245만건에서 1억2615만건으로 370만건(3.0%) 늘었고 비수도권은 1억1057만건에서 1억1954만건으로 897만건(8.1%) 늘었다. 이동량이 늘면 바이러스 전파 기류도 활발해져 확산세가 커질 수 있다.

확진자 한 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상승했다. 이 지수가 1 미만이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의미하는데 12~18일 수도권 감염 재생산지수는 1.03을(직전 주 1.01대비 소폭 상승) 가리켰다.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했으나 다시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도 두드러지고 있다. 12일 기준 집계된 돌파감염자는 5880명이다. 이는 6일 집계치(4731명)과 비교해 6일 만에 1149명이 늘어난 결과다. 돌파감염은 4월 2명, 5월 7명, 6월 116명으로 나왔으나 7월 1180명, 8월 2765명, 9월 1810명으로 급증했다.

추석 연휴에 감염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연휴 중 인천 옹진군에서는 여객선에서 50여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광주에서는 수백 명이 모인 염주체육관 잔디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에서는 주점·노래방을 찾은 외국인들(14여명)의 신규 감염이 잇따랐다. 충북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기준 38명이 확진되는 등 추석 여파가 있었다.

정부는 연휴 내 전국 곳곳에 퍼진 바이러스가 다음 주 중에 표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연휴 기간 사람 간 접촉이 늘면서 오늘, 내일 검사 수가 늘고, 확진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주 중 추석 연휴 동안 접촉으로 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확산 추이에 따라 거리두기 단계도 조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확산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계를 완화하는 안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상황을 계속 보면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아직 추석의 영향을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다”며 “이번 주, 다음 주 초반까지의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수도권·비수도권 유행 양상과 추석 이후의 영향을 판단하고 이후 거리두기 단계 조정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