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소 어벤저스' 한국을 구하라
[기자수첩] '수소 어벤저스' 한국을 구하라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9.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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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는 최고의 영웅들이 뭉쳐 지구를 구해내는 스토리다.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어벤져스에는 새로운 영웅들이 계속 모여 들어 더욱 강력한 화력을 뽐낸다.

현실에서도 한국판 실존 어벤져스로 표현되는 ‘수소 원팀’이 만들어졌다. 정의선 최태원 최정우 조현준 4명으로 시작된 이 어벤져스는 3개월 만에 10여명이 추가됐다.

재계에서 막강 파워를 자랑하며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이들이 영화 어벤져스처럼 한국을 구하겠다고 뭉친 것이다.

한국은 현재 ‘탄소중립’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철강 생산량을 감축해야 하지만 한국의 버팀목이 되는 철강 등 굴뚝산업이 멈추면 경제는 한순간에 휘청거릴 위기에 빠진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초미세먼지 오염농도 1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4위다. 그래서 한국은 ‘기후악당’이란 소리를 듣는다. 주범은 포스코 등 철강사와 함께 자동차로 지목된다. 자동차 운행만 감소시켜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질 정도다

현대차를 비롯해 SK, 포스코, 효성 등을 필두로 한 국내 15개 대기업은 한국판 ‘수소 어벤져스’인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₂ 비즈니스 서밋’을 지난 8일 탄생시켰다.

기존 4명의 총수에 신동빈 롯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까지 합류했다. 이에 더해 김동관 허세홍 정기선 이규호 구동휘까지 차후 한화 GS 현대중공업 코오롱 LS 그룹을 이끌 후계자들도 어벤져스 신입으로 자리를 꿰찼다.

이들은 2030년까지 함께 43조여원을 투자, 기후위기와 맞서 싸우기로 결의했다. 역할도 확실히 했다. 기후위기와 정면에서 싸우게 될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에 적용, 수소시대를 여는 역할을 맡는다. SK는 현대차가 수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수소 생산‧유통‧공급 인프라를 맡는다.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수소트럭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한다. 롯데는 수소저장 용기를, 한화는 수전해 기술을, GS는 액화수소 공장을, 효성은 수소 충전소를, 두산은 수소 발전을, 현대중공업은 바다에서 수소 선박을, 코오롱은 수소 생산사업이란 역할을 각각 맡기로 했다.

이제 수소 어벤져스 마지막 완전체는 한국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의 이재용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수소협의체에 가입했음에도 지난 8일 어벤져스 첫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어벤져스의 중심축이 재계 2위 현대차이고 굴뚝 이미지의 기업들로 구성된 만큼 IT 이미지의 삼성은 빠진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추구해 나가는 사업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가 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국내기업 대표주자로 항상 핵심사업 중심에 서왔다. 이번 수소 어벤져스 총수팀 구성은 기후위기에서 한국을 구해내는 중차대한 일이다.

따라서 재계 1위이면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장 넓은 이 부회장이 빠질 수 없다. 그가 수소 어벤져스에 가세한다면 한층 더 강한 파워가 생길 것이다. 다음 수소 어벤져스 시리즈에는 이 부회장의 등장이 기대된다. 가석방으로 풀려나 그가 할 일은 한국을 구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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