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청년건축] 성균관대 김현재·이종호 "주거·문화 결합해 명동성당 광장에 활기"
[SH청년건축] 성균관대 김현재·이종호 "주거·문화 결합해 명동성당 광장에 활기"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9.12 13: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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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공공 공간 활용 아이디어로 올해 공모 '대상'
'직주근접 예술 생산·개방적 전시' 시설 계획 제안
제7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 대상 수상자 김현재(왼쪽)·이종호 씨. (사진=남정호 기자)
제7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 대상 수상자 김현재(왼쪽)·이종호 씨. (사진=남정호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역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매년 '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을 연다. 공모전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젊은 인재들의 기발한 문제 해결력에 집중한다. '비주거 공간의 주거 전환을 통한 공간복지실현'을 주제로 열린 올해 공모전에는 명동성당 인근 저이용 공간이나 전기차 시대를 앞둔 주유소 등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아이디어들이 모였다. 공모전을 진두지휘한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과 올해 대상 주인공들을 만나 틀에 박히지 않은 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7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4학년 김현재·이종호 씨는 서울 명동성당 인근에 주거·문화 시설이 공존하는 공간 아이디어를 냈다. 예술가에게 직주근접 생산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에게는 개방적 전시 공간을 선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명동성당 광장에 공공성을 불어넣고, 새로운 보행 흐름을 끌어온다는 발상이다.

7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 대상 수상작 'MAAM' 모습. (자료=김현재·이종호씨)
제7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 대상작 'MAAM' 투시도. (자료=김현재·이종호)

Q 출품작의 설계 주안점은 무엇인가?

김현재 "MAAM은 '명동성당 별관 미술관'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명동성당 광장은 명동 거리 속에서 유일한 열린 공간이지만, 종교적 성격을 지닌 시설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어 공공 공간으로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취미와 소통, 직업이 주거·문화 시설과 함께 공존하는 공간을 구상했다. 도시적 맥락에서 소외된 명동성당 광장을 활성화하는 공간복지 모델을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로로 둘러싸인 명동이라는 섬에 새로운 보행 흐름을 끌어오는 문지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Q 특징지을 만한 설계와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이종호 "건물 자체에서 예술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개념으로, 관람객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전시 공간부터 예술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술가들 입장에서도 직주근접을 실현하면서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고, 바로 밑 미술관에서 전시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김현재 "MAAM의 매싱(입체적 배치) 아이디어는 육중함과 세장함(가늘고 김), 투명함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솔리드(채워진 공간)하고 육중한 하나의 매스가 중간부에 존재하고, 이와 대조적인 세장함과 수직성을 강조한 타워들이 상층부에 위치한다. 저층부는 육중한 매스와 대조되는 투명한 파사드(정면부)로 구현했다. 이 3가지 부분에 각각의 특성에 맞는 시설을 배치했다. 상층부에는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주거 시설과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를 넣었다. 중간부에는 다양한 전시관을 가진 미술관을 배치했고, 저층부에는 입주예술가, 대중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시설을 배치했다."

김현재(왼쪽)·이종호씨. (사진=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김현재(왼쪽)·이종호 씨.(*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준해 진행했으며, 대화를 일시 중단한 상태로 마스크 미착용 모습 촬영함). (사진=남정호 기자)

Q 청년건축가로서 어려운 점은?

김현재 "상상력과 창조 정신, 대담함, 도전정신이 청년이라는 단어와 함께 연상되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건축과 4학년생 입장에서 그간 설계 수업을 거듭하면서 점점 더 건축설계라는 틀 안에 저 자신의 설계를 재단해왔던 것 같다. 이 때문에 건축을 배울수록 상상력과 창조 정신, 대담함, 도전정신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종호 "공모전이나 설계 수업에서는 했던 건 기본설계나 계획설계 단계까지였다. 실무에서는 그 앞뒤로 여러 단계가 더 있는데, 설계와 실제로 지어지는 건축 간의 괴리감이 청년건축가 입장에서 힘든 점이라 본다." 

Q 청년건축가 성장과 한국건축 발전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종호 "건축과 공간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 및 관심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무에서 클라이언트(고객) 의견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클라이언트가 어느 정도 공간과 공공의 관계성에 대해 알고 있어야 이견 조율이 보다 수월하고, 더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요즘 건축 관련 전시 등이 많아지는 등 일반 대중도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갖는 흐름을 긍정적으로 본다."

김현재 "청년건축에는 창조와 상상력,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도전을 권하고 자극해 창조의 기쁨을 일깨워줄 수 있는 멘토나 인스트럭터(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는 해외 유명 건축가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서 자신을 더 갈고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상 수상작 'MAAM' 설계를 구상한 서울시 중구 저동 삼일로창고극장 인근. (사진=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대상 수상작 'MAAM' 설계를 구상한 서울시 중구 저동 삼일로창고극장 인근에서 김현재·이종호 씨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정호 기자)

Q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나?

김현재 "청년이라는 수식어를 강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축가, 창조적이지만 논리적인 네러티브(이야기)를 갖춘 건축가, 공공을 위한 설계를 제시할 수 있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이종호 "설계 공부를 하면서 공간이 주는 분위기나 느낌, 사소한 디테일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이런 디테일에 신경 쓰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적 맥락에서의 관계성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는데, 이를 놓치지 않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