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PEPP '속도 조절'…테이퍼링은 아냐
ECB, PEPP '속도 조절'…테이퍼링은 아냐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9.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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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추가 논의키로…금리도 일단 동결
유럽중앙은행 전경. (사진=유럽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 전경. (사진=유럽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이 테이퍼링 논의 시점을 12월로 다시 잡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매입 속도를 늦추기는 하지만 이번 결정이 테이퍼링은 아니며, 12월에 PEPP에 대한 추가적인 중요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0.0%,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키로 했다. 한계 대출금리도 0.25%로 유지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예상 범위보다 훨씬 앞서 2%에 도달하고, 남은 기간 지속해서 2% 목표치에 도달하는 것을 볼 때까지 주요 금리를 현 수준이나 혹은 그보다 낮은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EPP의 전체 규모를 1조8500억유로로 유지하고, 매입 시기도 "최소 2022년 3월까지"로 언급했다. 즉 코로나 위기 단계가 끝났다고 판단될 때까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PEPP의 대응 채권매입 속도는 지난 2개 분기보다는 느리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채권매입 속도를 늦추는 결정은 만장일치였다"고 소개했으나, 다만 이번 채권매입 속도 완화 결정이 테이퍼링은 아니며 12월에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결정 내용들이 "테이퍼링이 아닌 PEPP의 재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부양책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PEPP 종료와 금리 인상 결정은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은 일시적이고 (상승)압력도 느리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목표치인 2%까지는 도달치 않았다"고 테이퍼링 우려 논란을 진화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관련해서는 ECB가 계속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2021년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며, 2022년과 2023년에도 이처럼 높을 것"며 "전체적인 시계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 수치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2.2%로 상향조정했다.

이날 ECB 측 조치에 시장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했다. CNBC는 이날 ECB 발표 직후 기사에서 시마 샤 프린서플글로벌인베스터스 수석 전략가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ECB의 테이퍼링을 향한 첫 번째 '의미있는 단계'이자, 특정한 구매 속도에 얽매이지 않은 결단"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발맞추기 문제까지도 언급했다. 샤 수석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에 직면할 때 도움이 될 융통성을 담보했다"고 ECB 조치를 평가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