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혈세낭비, 후폭풍이 두렵다
[기자수첩] 정부 혈세낭비, 후폭풍이 두렵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9.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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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대급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 왔고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2018년에 전년 대비 7.1% 증가한 428조8000억원을 편성하더니 2019년 469조6000억원(9.5% 증가), 2020년 512조3000억원(9.1% 증가), 2021년 558조원(8.9% 증가), 2022년 604조4000억원(8.3% 증가) 등 1년마다 예산을 확대했다.

정부의 총지출 규모도 예산 확대 증가율과 동일하게 늘었다. 연평균 8.6%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2018년에 제시한 ‘2018~2022년 국가재정계획’상 연평균 증가율인 5.2%보다 3.4%포인트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기간 정부의 수입 즉, 세수가 늘지 않으면서 나라 빚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특히 2020년부터는 정부의 지출이 수입을 웃돌고 있다. 사용할 곳이 많은데 쓸 돈이 없자, 정부는 적자국채 발행규모를 키웠다.

이로 인해 나라 빚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660조원가량에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준 1068조3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추진해온 정책·제도가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의 퍼주기식 정책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반 강력하게 천명했던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도 의미가 퇴색됐을 뿐더러 세금을 허투루 쓴 건지 물가, 집값 등 어느 하나 확실히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낸 꼴이 됐다.

나라의 곳간은 거덜난 지 오래며 적색경고등만 울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혈세낭비는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오는 건 불 보듯 뻔하다. 말이 좋아 슈퍼예산이지 그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또 세금을 걷어갈지 우려만 커진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재정건전화라는 목적을 앞세워 건강보험료율 인상안과 고용보험 내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 인상안을 내놨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아예 인지하지 않았거나 혹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정권의 예산을 두고 재정건전성을 운운하던 것을 망각한 채 자화자찬하기 바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국민의 소득, 기업의 사업이윤은 모두 최선의 노력을 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보험과 같은 존재가 아님을 다시 한 번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의 역학조사의 편의를 위해 도입을 권고한 출입명부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다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