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꽂힌 금융업계…보험사는 '시큰둥'
메타버스 꽂힌 금융업계…보험사는 '시큰둥'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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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NH·흥국·DB손보 등 일부만 '관심'…대부분 "도입계획 없어"
전문가들 "메타버스, MZ세대 놀이터, 피할 수 없는 전략될 것"
(왼쪽부터)NH농협생명 메타버스를 활용한 상반기 우수직원 시상식, 삼성화재 메타버스 신입사원 입문 교육 수료식. (사진=각 사)
(왼쪽부터)NH농협생명 메타버스를 활용한 상반기 우수직원 시상식, 삼성화재 메타버스 신입사원 입문 교육 수료식. (사진=각 사)

최근 금융업계 핫 키워드는 '메타버스'다. 실제 은행과 증권업계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교육과 금융 자문 플랫폼을 구축하며 주도권 잡기에 혈안이다. 반면, 보험사는 미온적이다. 활용 사례도 몇몇 국내 보험사, 사내 소통 창구에 그친다. 외국계 보험사 메타버스 활용은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미래 소비 세대 MZ세대에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활용은 금융업계 피할 수 없는 전략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활용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9일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사원 입문 교육 수료식을 진행해 보험업계 메타버스 시대를 열었다. 

메타버스는 가공과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삼성화재 신입사원 교육 수료식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내에 꾸며진 유성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올해 입사한 삼성화재 신입사원은 아바타와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삼성화재는 이와 함께 오는 10월 말까지 온라인 부서 워크숍도 메파버스 게더타운에서 진행한다.

NH농협생명도 지난달 27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상반기 우수직원 시상식을 열었다. NH농협생명도 이번 시상식을 시작으로 회의나 재택근무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30일 흥국생명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K-메타버스 연합군'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우리은행 등 300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얼라이언스 혁신기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 금융상담 △AR·VR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서비스 △반려인과 반려동물 친밀도를 높이는 기술 등 메타버스 플랫폼 속 라이프사이클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사업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SGI서울보증보험은 2021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상담과 설명회를 메타버스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보험사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하는 시도는 늘고 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가상 창구 개발에 분주한 은행권이나 자산 및 투자 상담 플랫폼 구축에 팔을 걷은 증권업계와는 속도 차가 있다.

실제 삼성화재나 NH농협생명은 메타버스 활용을 내부 소통 창구로 국한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해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사업은 없다.

DB손해보험만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과 연계해 '내보험 바로알기' 코너를 통해 고객에게 보험 관련 세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업계가 메타버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른바 'MZ세대'를 포함한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10대에게는 이미 메타버스는 '또 다른 현실'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고객 서비스보다는 내부 소통용으로 메타버스 활용이 그치고 있다. 그나마 삼성, NH농협생명, 흥국, DB손보를 제외한 다른 업체는 메타버스 도입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외국계 보험사의 메타버스 활용은 전무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가상세계로 금융권 전반이 고객 접점을 늘려가고 있지만, 외국계 보험사는 이를 본체만체한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공간과 보험업에 대한 소비자 접점을 찾기 어렵다"면서 "시장 추세에 따라 전략과 예산, 인력을 투입해 시도한다고 해도 실제 효율성과 효과에 확신이 없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지사에서도 메타버스 활용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보다 외국계 기업의 메타버스 활용이 저조한 이유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크고, 사업결정권이 없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소비자 접점을 녹여낼 수 없다는 것도 메타버스 활용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트렌드 확산과 정착, 미래 소비 주체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활용은 관망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모바일 전환도 보험사보다 은행과 카드사 등 타 금융업계 전환 속도가 더 빨랐다"면서 "마찬가지로 은행과 증권사 등은 메타버스로 시도할 수 있는 범위가 보험업계보다는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관 및 보장 설명 등 상품과 직결되는 서비스 확대 이전에 헬스 케어관리 등 보험사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면서 "특히 메타버스는 미래 주소비층 MZ세대 놀이터로, MZ세대라는 명확한 타깃 상품이 있는 기업은 더욱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