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만난 정진석 부의장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부는 무한하다"
문 대통령 만난 정진석 부의장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부는 무한하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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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예산안·법안 강행 처리하는 모습 또 국민에 보여주지 않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랜만에 청와대에 오면서 정권은 유한하지만, 정부는 무한하다는 생각을 한 번 해봤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임기 초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임명된 일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정권은 유한하지만, 조국은 영원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부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20대 국회 출범 후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권 국정과제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폐해 여지가 있는 안건을 무리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잃힌다.

정 부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청와대 초청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정치권에서 다툼이 치열했던 것을 예로 들면서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쟁점 안건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넘기는 것이 상식과 순리에 맞는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런 점을 한 번 유념해 주시고, 참고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부의장은 또 "지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이 아시는 것처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K(한국형)-방역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도 가장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그야말로 지역민을 직접 만나보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단 탄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고언했다.

이어 "더 이상 이렇게 방치하게 되면 큰일나겠다는 게 제 판단이기도 하고, 지역에서 늘 만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절절한 하소연"이라며 "대통령께서 그야말로 현장 상황을 늘 체크(확인)하시고 들여다보고 계실 줄로 알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을 외면한 채 지금 방식의 K-방역을 이대로 지속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위드 코로나'를 비롯한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가 총체적으로 점검해 주셔서 판단하실 때가 오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이분들에 대한 통제를 대폭 완화하고, 출입국 편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그런 요청이 많이 있었다"고 대변했다.

나아가 "최근 여야 합의로 세종시 국회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가 되고, 또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가 일단 중단돼 숙려 기간을 갖기로 합의한 것은 모처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을 낸 좋은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다만 "대통령께 하나 건의드리고 싶은 것은, 대통령께서 '말년이라는 말이 필요없는 정부'라고 하셨고, '절반 이상이 다음 정부에서 쓸 예산'이라는 말도 하셨는데, 제가 12대 국회부터 여의도 정치를 가까이에서 관찰해왔다. 무려 30여년이 넘었는데, 제 기억으로도 대통령 임기 말에 진행되는 마지막 예산 국회에서는 어지간한 안건들은 여야 합의로 다 처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그래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여당이 예산안과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그런 모습을 또 국민에게 보여 주지 않길 기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