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프레임까지… 野 주자들 '역선택' 사생결단
"배신자" 프레임까지… 野 주자들 '역선택' 사생결단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0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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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가장 혐오하는 부류 배신자" 윤석열·최재형 '저격'
최재형 "홍준표, 박근혜 탈당시킨 배신자… 공천도 못받아"
도 넘는 비방전에 이준석 "정홍원, 신속히 결론내야" 촉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차기 대통령 선거 경선 여론조사에서의 '역선택 방지조항' 삽입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 주자 간 설전이 치열하다. 일각에선 과거 '배신자' 프레임(인식)을 다시 꺼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다섯 분이나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윤석열 벙식 수사를 칭찬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아니냐"고 부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자신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한마디 하면 다들 벌떼처럼 말씀한다"며 "총장 시절의 수사와 지시에 대해 많은 격려와 칭찬을 했던 분들인데, 왜 그렇게 입장이 바뀌었는지는 국민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유 전 의원은 "칭찬과 격려는 문 대통령과 여당으로부터 수없이 받은 것"이라며 "그 덕에 벼락 출세도 하셨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공세 주체가 각 선거 진영의 대변인 등을 넘어 주자 간 직접 공방이 오가면서 급기야 일각에선 '배신자' 힐난까지 나온다. 홍 의원은 최근 SNS에 "살아오면서 가장 혐오하는 부류는 배신자"라며 "한 번 배신한 사람은 언제나 또 배신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는 문재인 정권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나아가 이날은 유 전 의원이 대구를 방문한 날이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때 "배신의 정치"를 연상케도 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인터넷 방송에선 "민주당으로선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자기 진영의 배신자라고 보는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당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에 최 전 원장 측은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으면서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 당사자"라며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서)을 못받자 탈당했고, 누가 봐도 배신의 정치를 되풀이한 분"이라고 반격했다.

유 전 의원은 대구·경상북도(TK)에서 배신자 프레임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의 불편했던 관계가 여전히 발목을 잡는 실정이다. 유 전 의원 역시 "저는 한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해 본 적이 없다"며 "입에 담기도 싫은 단어가 배신자"라고 소회하기도 했다.

한편 각 진영에선 역조항 방지조항을 두고 논쟁을 넘어 힐난에 가까운 비방전을 시작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유 전 의원 측의 몰상식은 부메랑만 자초할 것"이라고,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 측을 향해 "내로남불 모습이 꼭 민주당 캠프 같다"고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까지 겨냥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에겐 "윤 전 총장을 위한 경선 규칙을 기어코 만들겠다면 선관위원장 사퇴하고 윤석열 캠프로 가라"고 압박했다. 유 전 의원의 정 위원장 비판은 이번이 세 번째다.

주자 간 대치 전선 확대에 이준석 당대표는 "당 선관위는 추인된 경선준비위원회 안을 수정하고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신속히 결론을 내려 논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