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성기업과 판로의 중요성
[기고] 여성기업과 판로의 중요성
  •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 승인 2021.09.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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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은 단순히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기업수로 볼 때 266만개에 이르러 전체 중소기업의 30% 이상을 자치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영업자가 많은 이유로 이런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코로나 팬더믹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여성기업은 큰 피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다 보니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등의 상황 속에서 여성노동력 활용이 중요하고 미래 경제성장의 주체로서 여성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여성은 더 이상 시회적 약자가 아니라 창업활동의 중심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일반기업 보다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력 강화를 위해 여성기업의 성장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런 현상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경제원의 보고서는 여성기업의 위상이 남성기업에 비해 열위이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18년 기준 서울시 여성기업의 전체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 비중은 62.9%로 남성기업의 여성 근로자 비중(38.8%)보다 24.1%p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기업이 근로자 고용에 더 적극적이고, 나아가 여성들이 일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변화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여성기업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여성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판로개척’(75.0%)이 압도적이었다. 이어 ‘자금조달’(64.2%), ‘인력확보’ (22.4%)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비단 여성기업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제조업종이 많지 않는 여성기업에게 판로 개척은 대단히 중요한 정책수요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대기업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8월엔 하반기 처음으로 경주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을 찾았다. 전국 회장단과 협회 추천기업 등 총 30개 여성기업이 참여한 간담회에서 한수원은 에너지 전환사업에 대한 설명과 동반성장, 협력기업 등록, 구매계약 등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또한 한수원 CEO와 함께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 참여한 여성기업들은 여성기업 상생 프로젝트 확대, 국산화 할 수 있는 품목 개발에 역량 있는 여성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특히 여성기업 상생 프로젝트 확대와 관련해선, 한수원 상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테크노닥터 기술지원 사업’에 협력기업이 아닌 여성기업에게도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면 협력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수원과 거래를 희망하는 여성기업들 중 국산화할 수 있는 품목들도 상당히 많았다. 객관적으로 실력이 검증된 여성기업들이 많다는 것은 희망적이었다.

이번 간담회의 큰 수확은 여성기업이 앞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업종을 중심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것이다. 이를 위해 구매력을 가진 대기업과 공기업들이 유망 여성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특히 여성기업들이 역량을 가진 협력사로 거듭 나기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좋은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확신한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