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국민연설…“아프간 철군은 최선이자 대단한 성공”
바이든 대국민연설…“아프간 철군은 최선이자 대단한 성공”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9.0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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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 정당성 거듭 강조…‘바이든 독트린’ 초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은 최선이였으며 대단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을 상대로 한 전략적 경쟁이 향후 미국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시대에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바이든 독트린’을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아프간 전쟁의 종전을 선언함과 동시에 미국이 지켜온 타국 재건 외교정책의 막을 내리고 미국의 지난 실수로부터 배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가지”라며 “첫번째, 미국은 성취가능한 목표 및 임무를 설정해야 하고, 두번째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에 분명한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에 대한 이번 철군 결정은 비단 아프간만이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타국의 재건을 위한 중대 군사작전의 시대를 종료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아둬야 할 중요한 사항은 세계가 변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고, 21세기의 심각한 경쟁 속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새 시대의 도전적인 과제로 러시아와 사이버공격‧핵확산을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프간에 10년 더 주둔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신경쓰지 않는 것을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아프간 철군이 중국 견제 및 미국 이익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최선의 결정임을 재차 강조해 거세지고 있는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 여부에 대해 “철수하느냐 아니면 긴장을 고조시켜 나가느냐의 선택이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영원한 전쟁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해야 할 시점이었다. 아프간에서 2461명의 미군이 희생되고, 2조 달러 이상의 비용이 투입됐지만 어떤 분명한 목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철군 결정에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지겠지만 전쟁의 지속을 원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 같은 행동으로 얻어지는 미국의 핵심 이익이 무엇인가? 내가 생각할 때는 딱 한 가지 외에 없다. 아프간이 다시는 미국 공격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의 결정,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믿는다”며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아프간을 장악해 큰 혼란 속에 이뤄진 대피 작전에 대해선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카불공항에 자폭테러를 한 아프간 내 이슬람국가(IS-K)를 향해서는 “끝난 게 아니다”라며 보복이 계속 이뤄질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자폭테러에 희생된 미군 (13명) 등에 대해서는 “미국은 당신들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연설은 예정된 시한(8월31일)에 맞추기 위해 정신없이 이뤄진 철군 및 대피 작전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철군 결정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또 미국의 이익에 집중하겠다는 ‘바이든 독트린’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재차 확인시킨 셈이다.

미국은 지난달 31일(아프간 현지 시간) 철군을 완료해 20여년 만에 아프간전 종전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미국인(200명 미만)과 최대 수천 명 규모로 추정되는 아프간 현지 협력자들은 대피하지 못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