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이 없다”… 위중증 환자 급증에 ‘0개 지역’까지
“병상이 없다”… 위중증 환자 급증에 ‘0개 지역’까지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08.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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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일 연속 네 자릿수 확진… 전국 중증환자 병상 300여개 남아
내달 필요 병상 900~1000개… “위중증 이전 감염자 색출” 강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7일 이후 48일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네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18명으로 집계됐다.

주말과 휴일 검사건수 감소의 영향으로 전날(1628명)보다 210명 줄면서 지난 17일(1372명) 이후 엿새 만에 1500명 아래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과 광복절 연휴 이동량 증가 영향이 더 나타날 수 있는 데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4차 대유행’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하루 확진자는 2000명대를 넘나들며 지난달 7일(1211명)부터 48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 되면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상태가 악화돼 인공호흡기 등에 의존해야 하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부족 사태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0시 기준 국내 위중증 환자 수는 403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가 400명 이상 나온 것은 ‘3차 대유행’이 계속되던 올해 1월6∼10일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응할 병상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1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 821개 중 남아있는 병상은 273개(33.3%)에 불과하다.

대전은 확보한 14개 병상을 모두 사용 중이며, 세종과 충남도 각각 1개의 병상만 더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가 내놓은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 리포트’에 따르면 확진자 1명의 전파력을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현재 수준(1.02)보다 높은 1.1이 되면 다음 달 3일 중증환자 병상이 974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감염재생산지수가 0.9까지 떨어져도 병상은 913개가 필요하다는 것이 해당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체계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감염병 관련 대학교수는 “각 병원에 무조건 병상을 늘리라고만 하는 지금 방법으로는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경우 환자 수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검사 건수를 늘려 ‘숨은 감염자’를 위중증 이전에 잡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