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건승부' 타이어 3사,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생태계 확장 경쟁
'사활건승부' 타이어 3사,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생태계 확장 경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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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소음 저감 기술 개발…트렌드 맞는 신규 제품 확대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고아라 기자]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고아라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친환경차 시대 흐름에 발맞춰 전기자동차 전용 타이어 연구·개발(R&D),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잇달아 내놓는 신형 전기차 모델에 신차용타이어(OE)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에서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는데 사활을 걸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3사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미래 명운을 걸고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노면 소음 억제력이 기존 내연기관차용 타이어보다 뛰어나야 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 소음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견고한 내구성도 중요하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해 동급으로 분류되는 내연기관차량과 비교해 수백킬로그램(㎏)가량 더 무거운 특징이 있다. 차량이 무거워지면서 타이어 하중 분담율도 높아져 내구성은 더욱 견고해야 한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타이어의 미끄러짐, 빠른 마모에 대한 방지능력도 요구된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차량 속도가 높아지는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의 장점이 타이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타이어 3사는 최근 전기차에 걸맞은 타이어 개발과 제품 출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018년 9월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EV(Kinergy AS ev)’를 처음 출시했다.

최근에는 교체용타이어(RE)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0일 키너지 EV의 규격을 확대 출시했다.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는 키너지 EV의 규격을 기존 16인치와 17인치에서 18인치와 19인치까지 추가해 선보인다.

키너지 EV는 노면 소음에서 최적의 피치 배열을 통해 주행 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 시키는 등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을 적용했다.

모든 고분자 재료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소재인 ‘아라미드(Aramid)’로 만든 보강벨트가 하중지지 능력을 높여줘 하중에 따른 내구성 문제도 해결했다. 여기에 침엽수에서 추출한 레진(Resin)과 식물성 오일이 첨가된 컴파운드를 적용해 노면 접지력을 극대화하고 제동성을 확보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초고성능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 ev(Ventus S1 evo3 ev)’를 선보이며 글로벌 OE 시장 공급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벤투스 S1 에보3 ev는 지난해 포르쉐의 첫 순수 전기차 ‘타이칸’에 OE로 공급된 데 이어 아우디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모델 ‘e-트론 GT’에도 OE로 공급된다.

이외에도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NIO, 蔚來)의 핵심 모델 ‘ES6’와 ‘EC6’에 전기차 전용 OE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3년 4월 국내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WATTRUN)’을 출시했다. 2년여 연구 끝에 출시된 와트런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SM3 Z.E’에 OE로 단독 공급됐다.

지난 2014년에는 자사의 독자 흡음기술 ‘K-silent’를 개발하고 흡음재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외 특허 등록을 마쳤다.

금호타이어의 K-silent 기술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 타이어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며 타이어 내부 공기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공명음)을 감소시킨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최근 기아 ‘EV6’에 K-silent 기술이 적용된 사계절 전기차 전용 타이어 ‘크루젠 HP71’과 ‘엑스타 PS71’을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그동안 OE 공급이 부진했던 현대차·기아에 대한 판매 활로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9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에 ‘로디안(ROADIAN) GTX’를 전기차용으로 개발한 ‘로디안 GTX EV’를 OE 공급 계약하며 전기차 전용 OE 시장에 뛰어들었다.

로디안 GTX EV는 최근 기아 EV6에도 OE로 공급되며 넥센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 확대에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 넥센타이어는 기아 EV6에 ‘엔페라 스포츠 EV’를 OE로 공급하며 전기차 전용 타이어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두 제품 모두 흡음 기술(Noise Reduction System)을 적용해 운전자가 느끼는 소음은 기존 제품 대비 약 5데시벨(dB) 저감된다. 특히 엔페라 스포츠 EV는 패턴 설계 최적화를 통해 고속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 성능을 대폭 높였고 그립 특화 컴파운드를 적용해 접지력과 제동력을 극대화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업계는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따라 모빌리티 업계 파트너로서 함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바뀌다 보니 타이어업계도 과도기와 같은 상황이라 이 과도기를 잘 거쳐 신규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