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드 코로나’에 앞서…장기적 새로운 정책 마련 필요한 때
[기자수첩] ‘위드 코로나’에 앞서…장기적 새로운 정책 마련 필요한 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8.22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은 과연 가능한 걸까. 오후 6시가 되면 어김없이 ‘6시 확진자 수’를 인터넷에 검색하곤 한다. 이후 3시간여가 지나면 ‘9시 확진자 수’를 검색하곤 깊은 한숨을 내쉬기 일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여전히 위협적으로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있는 데다 ‘델타 변이’에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해 그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나 하나만의 잘못으로 가족과 격리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닐지 늘 노심초사하며 재택 기간 중에는 필수 생필품 구매를 제외하곤 바깥출입을 철저히 제한한다. 여름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 이동 중간중간 곁을 스친 누군가가 감염이라도 됐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PCR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을 테고 또 결과를 기다리는 14일 동안 사랑하는 가족과 격리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2년여. 평범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심지어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에도 공공기관 등에나 제출해왔던 ‘가족관계증명서’를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친구들과도 만날 수 없다. 만난다 하더라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절친 중 한 명만을 골라 1:1로만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2학기 개학에도 반 친구 모두를 만나 한 교실에서 수업할 수 없다. 일부는 학교를 가고 일부는 비대면 수업을 듣는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는 어린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정부는 거리두기 4단계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두 달여가 돼가는 거리두기 격상에도 확진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상 첫 2000명대 확진자 수가 발생하기도 하고, 검사 수가 줄어들면서 확진자 수도 줄어드는 주말에도 네 자릿수의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들은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조차 연기하고, 중요 관계인의 장례식조차 일정을 단축하거나 참석인원을 제한하는 등 수많은 불편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확진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더 확산 중인 이 같은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코로나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정부는 “구체적 시기나 관련 내용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빠를 경우 오는 9월 말부터 ‘위드 코로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관리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란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격리 및 방역에 의존해 코로나19를 차단하는 방식이 아닌 백신과 치료제로서 감염자와, 사망자, 중증 환자를 최소화해 일상생활로 점차 복귀하는 방역 전략을 뜻한다. 그러나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현저히 부족한 병상과 의료체계 대응의 문제를 거론하며 대한민국의 ‘위드 코로나’는 시기 상조라고 지적한다. 급기야 2주 더 연장된 거리두기 ‘4단계’에 국민들과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는 깊어만 간다.

어쩔 수없이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삶을 맞이해야만 하는 이때, 그저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고 낮추는 방식이 악성 바이러스와의 위험한 동거에 대한 최선책이 될 수는 없다. 국민 모두가, 특히 도산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의 삶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기적인 새로운 정책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