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지도자 속속 전면에…IS 등 과격 단체도 본격 행보
탈레반 지도자 속속 전면에…IS 등 과격 단체도 본격 행보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8.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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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탈출행렬도 지속…미·EU는 탈레반 정권 국가로 인정
(사진=연합뉴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마드 인근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탈레반 병사들. (사진=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친미 성향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지도부가 속속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반(反)탈레반 전선 또한 수면 위로 등장하고, 이슬람국가(IS) 등 과격 단체도 본격 행보를 개시하는 등 아프간 사회가 혼돈 속으로 접어들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8일 AP 등 해외매체에 따르면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전날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아프간에 입성했다.

바라다르는 탈레반을 공동 설립한 조직의 2인자로 그간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끌어왔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바라다르가 아프간에 입성하면서 탈레반 통치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의 공동 창설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다음 날(지난 16일) 수도 카불에 도착했다고 인도 일간지 더힌두가 보도했다.

야쿠브는 탈레반의 군사 작전을 총괄해 왔으며 앞서 수차례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탈레반 고위간부)도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며 “탈레반은ㅇ 복수하지 않겠다”고 사면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한 고위 간부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인들은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탈레반의 지도자들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비밀의 그림자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친미성향 정부가 붕괴하면서 아프간이 테러리스트의 ‘성지'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친 알카에다 매체인 한 계정에는 “탈레반은 우리의 형제들”이라며 이번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게시하고 있다.

아프간 시민들의 필사적 탈출 또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카불 공항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불에서 이륙한 미 수송기 랜딩기어 부분에서는 아프간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AFP통신은 미군이 총 3200명을 대피시켰다고 전날 백악관의 한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으며, 미국 정부는 민간인 등의 대피 작전을 위해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하며 자주 대화를 시도하고 있느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공항 이동 과정에서 검문소 경유 및 활주로 폭력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탈레반과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도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장악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EU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전날 “탈레반은 전쟁에서 이겼으며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