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보좌관 "아프간 상황과 달라… 한국서 미군 감축 의향 없어"
미 안보보좌관 "아프간 상황과 달라… 한국서 미군 감축 의향 없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8.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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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반복해서 말해"… 바이든 지지 20% 내려가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을 철수한 가운데 한국이나 유럽에 주둔한 미군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8일 연합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1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말을 빌려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아프간과의 전쟁에서 올해 5월까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탈레반과 합의했다. 다음으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철수 시기를 당초보다 3개월 늦은 8월로 제시했다.

이에 탈레반은 반발하며 아프간 점령에 나섰고 16일 대통령궁에 탈레반기를 꽂으며 승리를 선언했다.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의 미군 철수, 시기 진행 과정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군 철수 기조를 유지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 아프간전 종료에 후회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로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 외교계 일각에서는 한국이나 유럽에 있는 미군도 감축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이런 우려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나 유럽 미군은 감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과 유럽은 내전이 아닌 시기에도 외부의 적에 대항해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군의 주둔을 유지해 왔던 곳”이라며 “대통령은 그가 반복적으로 말해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꺼내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꼬집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동맹을 이토록 중시한 만큼 한국, 유럽지역의 미군 주둔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주둔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게 보좌관의 설명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미군 철수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16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유권자 19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49%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군 철수를 지지하고 37%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군 철수지지 결과는 지난 4월 69%에서 20%p 내려간 것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