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구전(口傳)의 힘, 향토음식점에선 유효하다
[기고 칼럼] 구전(口傳)의 힘, 향토음식점에선 유효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08.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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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구전(口傳)동화는 유독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문자가 아닌 말로 전달된 이야기여서 사람을 거치며 약간의 변형이 일어나지만 흥미진진한 건 마찬가지다. 요즘 시대에 ‘구전’은 약간은 올드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전은 현재도 우리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우리네 먹거리를 이야기 할 때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네이버 지식백과를 보면 구전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형태의 비공식 전달 과정. 구전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간주하여 구전 커뮤니케이션이라 부르기도 한다. 구전에 의해 전파되는 구전 정보는 광고와 같은 상업 정보와 견주어 보다 높은 신뢰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상업 정보와 달리 소집단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띠고 있어 수신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라고 명시돼 있다. 

생각을 해보면 구전이라는 것이 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입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구전은 현재도 이곳저곳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이야기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감상이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면 그것이 구전이다. 

향토음식점의 경우 그 특성상 업소의 평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구전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거나 타 지역에 갔을 경우 입소문이 나 있으며 언론에 많이 노출된 친숙한 음식을 찾게 된다. 

그 지역에 가면 여러 향토음식 중에서도 구전이 많이 된 친숙한 향토음식이 비교적 믿을만하고 맛이나 품질도 괜찮을 것이라 가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 알려진 향토음식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에 비해 자주 선택되며 이는 지역의 관광수익이나 향토음식점의 수입과 직결된다. 이처럼 향토음식의 인지도구축은 지역홍보 및 경제발전에 있어서 필수적 조건이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향토음식점에 대해서는 판매활동의 주요 수단으로써 광고, 홍보, 인적판매, 판매촉진 등의 요소에 비해 구전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매우 미미하고 이에 대한 연구도 빈약하다. 

학술논문 ‘향토음식점 이용고객의 구전정보 이용 특성 분석’을 살펴보면 향토음식점에 대한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직접 경험해본 주위사람들의 추천과 주변사람들을 통한 구전’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메스컴, 지역신문이나 잡지, 전단지에서의 소개다. 특히 전연령층에서 TV나 지역신문 등의 매체에 비해 경험자나 주변인의 추천을 더 중요한 정보로 판단하고 있었다. 

또한 학술논문에 따르면 향토음식점에 대한 구전 정보를 구할 때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속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음식의 맛, 서비스, 인지도, 가격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음식자체의 맛이나 서비스, 가격 등에 대한 구전정보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가장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토음식점 구전동기에 있어서는 ‘맛, 영양, 품질 모두 현지에서만 유지할 수 있으므로’, ‘향토음식을 통해 지역 방문 기억을 오래도록 남기기 위하여’, ‘향토음식을 주전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으므로’ 순이었다. 

각종 광고와 홍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향토음식점을 선택하게 하려면 아직 ‘구전’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 입에서 입으로 옮겨가는 구전의 힘을 믿고 향토음식점들은 현명한 홍보 마케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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