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총재들 잇달아 테이퍼링 조기 시행 촉구
美 연준 총재들 잇달아 테이퍼링 조기 시행 촉구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08.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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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고용지표 개선 등 수요 충분"
연방준비제도 총재들이 테이퍼링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두 달 내에 시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사진=신아일보DB)
연방준비제도 총재들이 테이퍼링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두 달 내에 시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사진=신아일보DB)

지난 9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총재가 연준이 조속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11일에도 또 다른 연준 총재들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 두 달 내에 테이퍼링을 시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제도(Fed) 총재는 다음 달부터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의 월간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현지 시각 11일 말했다.

구체적일 시기까지 언급해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발언은 지금까지 테이퍼링과 관련해 나온 연준 총재들 발언 중 가장 높은 수위다.

카플란 총재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9월 회의 사이에 예상대로 경제 회복이 전개된다면 9월 회의에서 (테이퍼링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10월에 축소를 시작하는 것을 (다른 총재들도)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봄부터 경제 지원을 위해 매달 800억달러(약 90조원) 규모의 국채와 400억달러 어치의 MBS 등 1200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이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카플란 총재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테이저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구매가 수요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유동성 공급이 이 속도로 너무 오랜 시간 유지되고 있다.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의 이런 발언은 미 노동부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이어 5.4% 상승을 이어갔고, 200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과 같았다고 밝혔다. 6일에는 7월 94만3000개의 일자리가 늘어, 실업률은 전달(5.9%)보다 낮은 5.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0%, 전년 동기보다 7.3% 각각 급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해, 미국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카플란 총재는 앞으로 8개월에 걸쳐 매달 150억달러씩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준 내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긴축 통화 정책과 높은 금리를 선호하는 연준 총재 중 한 명이다. 다만, 통화 정책 조정을 담당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021년 투표위원은 아니다.

같은 날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테이퍼링에 대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 총재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NABE)에서 "경제회복이 진행됨에 따라 비정상적인 통화 정책에서 보다 중립적인 환경으로의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녀는 4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증한 요인 중 일부가 역전되더라도 중앙은행이 더 이상 경기 부양을 위한 자산을 매입할 필요가 없다는 뜻도 밝히고 "자산 매입을 마무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올해 가능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며 연준이 테이퍼링 스케쥴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도 "올해 가을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미 연준에서 테이퍼링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 달 29일 FOMC 회의가 끝난 뒤, "(이날 FOMC 회의는) 자산매입 변경 시점, 속도와 구성 등 테이퍼링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첫 회의였다"고 말해, 공식적으로는 처음 테이터링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는 총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7명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인사들로, 나머지 5명은 지역별 연방준비은행 대표로 이뤄졌다.

올해 FOMC 위원에 이름을 올린 지역별 연방준비은행 대표는 존 윌리암스(뉴욕), 토마스 바킨(리치먼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찰스 에반스(시카코은행) 등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