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준석과 갈등 이유 없어"… 당 행사엔 "논의할 것" 선긋기
尹 "이준석과 갈등 이유 없어"… 당 행사엔 "논의할 것" 선긋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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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갈등설' 대두되자 "해소할 게 필요하면 적극 검토"
마찰음 최소화하면서 "토론회 얘긴 못 들었다… 캠프와 논의"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오른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후 경북 구미시(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오른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후 경북 구미시(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마찰 분위기에 대해 "갈등할 이유가 없다"며 "해소할 만한 게 필요하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재선 의원과의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비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이렇게 전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최근 이 대표를 향해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단 일부 언론의 보도를 두고도 "소설이 아닌가"라며 "추측이고, 객관적 사실관계 없이 나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당 봉사활동 행사와 대선주자 간담회에 이어 경선준비위원회가 준비하는 토론회에도 불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이 대표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원로 정진석 의원과 이 대표 간 설전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갈등설을 부추겼다. 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쓴 '약속의 땅' 표지 사진을 올리면서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게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고 부각했다. 당 주최 행사에 윤 전 총장이 잇따라 불참한 것을 두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정 전 의원은 최근에도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우리 당 후보 가운데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를 한데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당 주최 행사를 비꼬기도 했다.

여름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정 의원이 글을 올린 지 약 두 시간 만에 SNS를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 팀(윤 전 총장 측)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맞섰다.

덧붙여 영화 라이온킹에 빗대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 말고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같은 갈등을 중재하면서도 자신과 가까운 일부 인사가 이 대표와 마찰음을 내는 것에 대해선 "다 원로 정치인이고, 그분들이 제 허락을 받고 무슨 일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표명했다.

또 토론회 등 당 경선 일정과 관련해선 "어떤 이슈(현안)나 검증 내지는 면접·토론에 대해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정치 관행이나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으니, 구체화하면 캠프와 논의하겠다"고 애둘렀다.

특히 오는 18일 예고한 토론회에 대해선 "아직 캠프 관계자로부터 얘길 못 들었다"며 "당에서 공식 문서로 요청이 오면 정확한 형식과 절차를 확인한 후 내부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모두 당 안에서 입지가 커지면서 이들 간 신경전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 당선 후 당원이 대거 늘어난 데 이어 윤 전 총장 입당 후에도 당원이 대폭 증가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국민의힘엔 2만9399명이 입당했다. 윤 전 총장 입당 직전이었던 지난달 19~30일까지 12일 동안 가입한 수는 1만8633명으로, 58%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에 공을 세운 이 대표는 최근 오 시장을 치켜세우면서 당 안팎에선 '오세훈 대선주자 차출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 시장과 이 대표가 정통보수의 전국단위선거 4연패 전적을 끊었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과 일부 대권주자는 오 시장 출마설을 기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