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들 '조기 테이퍼링 주장'…배경엔 '상당한 진전' 이슈
연준 매파들 '조기 테이퍼링 주장'…배경엔 '상당한 진전' 이슈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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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FOMC까지 물가 상승과 고용률 내부 기준 도달 가능성 높아
고용지표 '역대 최상' 분위기…물가 5%선 전망 등 약간 엇갈려
미국 연방 준비제도 내부에서 테이퍼링 관련 논의가 나오고 있다. 주요 인사 둘의 발언은 구체적 연내 테이퍼링 착수 시간표까지 언급해 눈길을 끈다. (사진=미국 연방 준비제도)
미국 연방 준비제도 내부에서 테이퍼링 관련 논의가 나오고 있다. 주요 인사 둘의 발언은 구체적 연내 테이퍼링 착수 시간표까지 언급해 눈길을 끈다. (사진=미국 연방 준비제도)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 중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출구전략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9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8∼9월 고용 지표가 잘 나온다는 전제 하에 이제 연준이 조속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자리) 증가세가 한두 달 더 지속될 수 있다면 우리의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면서  "이 경우 새로운 정책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기본 기조, 즉 장기 평균 2%의 물가상승률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해야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 매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전제를 겨냥한 발언이다. 

특히 그는 테이퍼링에 시동을 걸 시점으로 "개인 의견으로는 10∼12월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금 더 빨리 단행할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고용 지표가 7월과 비슷하거나 더 잘 나온다면 앞서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또한 과거(리먼 사태) 사례를 거론하면서 테이퍼링에 속도감을 낼 준비도 해야 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더 짧은 기간 내에 테이퍼링을 완료하는 방안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연준이 9월 중 테이퍼링 스케쥴을 발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AP에 따르면 로젠그렌 총재는 "지난 두 달과 같은 고용 실적이 계속된다면 9월 (FOMC) 회의까지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는 올해 가을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산 매입을 계속할 경우 주로 물가에서 (인상) 반응만 일어나고, 고용에는 큰 도움 반응을 내지 못할 것"이라며 '매파'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의 양적완화가 물가만 올리고 고용에는 큰 효과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때 양적완화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강경파다.

고용과 물가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으며 적절히 양적완화 지속 대신 기조 변경을 해도 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CNBC는 로젠그렌 발언 관련 보도에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 등이 로젠그렌과 견해를 같이 하는 인사 즉 '좀 더 빠른 양적완화 종료파'라고 거론해 이 같은 목소리가 힘을 얻는 구도임을 시사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거품이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체는 7월 소비자 물가는 0.5%가량 상승할 것이며, 연간 기준으로는 5%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미국 7월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오는 11일 발표되는 상황이라, 연준의 물가 관련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 노동부가 9일 공개한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구인 건수는 1010만건으로 집계됐다. 구인 건수가 1000만건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전월 기록(920만건)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10만건)도 훌쩍 넘은 것이어서 펜데믹 와중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기조라는 풀이가 제기되고 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