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자들, 朴 사면 촉구… 윤석열은 '불구속 계획이었다' 발언 논란
野 주자들, 朴 사면 촉구… 윤석열은 '불구속 계획이었다' 발언 논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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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원희룡·최재형 '朴 사면해야' 입장
윤석열 '보류'… 與, 尹 발언 논란엔 "친박표 구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광복절을 앞두고 국민의힘 일부 대권주자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다시 띄우고 나섰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9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 정책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즉각 사면을 요구한다"고 표명했다.

원 전 지사는 일단 "국민의힘이 과거로 돌아가선 안 된다"며 "과거의 핵심은 탄핵이고, 탄핵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 국민의 판단과 심판, 사법적 판단을 뒤엎겠단 것은 아니다"라며 "그것을 모두 인정한다는 전제 위에서 정치적 판단으로써 사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홍준표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사면에 찬성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주 정부 인사와 만나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 집행정지와 이재용 삼성전부 부회장 가석방을 요청했다"며 "분노와 증오, 복수를 멈추고 대화합의 8·15를 맞이해야 한다"고 부각했다.

최 전 원장의 경우 지난 6일 경상북도 구미에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령 박 전 대통령께서 아직도 이 무더위 속에 수형 생활을 하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늘이라도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탄핵 정국 때 개혁보수파를 이끌고 정통보수를 나갔던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최근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특사는) 헌법상 대통령만이 갖고 있는 고유권한"이라면서도 "전직 대통령 사면·복권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줄곧 얘기했는데, 사면을 하는 게 좋다"고 찬성 입장을 전했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 활동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 사면을 직접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 다만 사면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지난달 20일 대구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많은 국민께서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에 대해 동감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과오도 있지만, 존경할 만한 부분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헀다.

윤 전 총장은 또 최근 국민의힘 일부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특검 수사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불고속 수사할 계획이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자기부정이자 친박계 표 구걸"이라는 힐난을 쏟았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지지율을 위해 본인의 언행을 부정하는 뻔뻔함에 기가 찬다"며 "나라의 파멸을 택하는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 발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힐난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이 무슨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촌극이냐"며 "2019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허리디스크 등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을 때는 '수형 생활을 못할 정도 아니다'라며 허가를 하지 않았던 최종 결정권자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라고 복기했다.

덧붙여 "촛불혁명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장본인이 이제 정치인이 돼서 지지율이 땅을 뚫고 내려가자 자신이 수장인 검찰 조직에 책임을 떠넘기며 친박표를 구걸하는 모양새"라며 "정치를 시작하고 내내 한 것이라고는 지역 감정에 기댄 구걸, 여성 혐오 조장 구걸, 대선 불복 조장 구걸인데 이제 친박에게까지 굽신되는 구걸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박쥐도 이런 박쥐가 없다. 카멜레온이 울고 갈 지경"이라며 "오죽하면 친박계 인사마저 앞뒤가 안 맞는다 비판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백혜련 최고위원의 경우 "윤석열 캠프에서 윤 전 총장 망언을 방지하기 위해 '레드팀'을 만든다고 하는데, 단순 실언이 아니라 실력이기 때문에 레드팀 구성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윤 전 총장의 망언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후보 개인의 가치와 철학의 빈곤에 기인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A형을 O형으로 바꿀 수 없듯 아무리 뛰어난 강사로 레드팀을 구성해도 본연의 인식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윤 후보는 캠프 대본을 앵무새처럼 외우는 배우가 될 수 있을 뿐이다. 가면으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훈수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