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이동 중지 요청 확대 조짐…가상자산 업계 '노심초사'
코인 이동 중지 요청 확대 조짐…가상자산 업계 '노심초사'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8.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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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룰 준수 어려워" vs "자산 동결로 투자자 자유 훼손"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사진=연합뉴스)

최근 NH농협은행이 제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에 자금세탁 방지를 이유로 거래소간 코인의 이동 제한을 요구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다른 은행까지 확산될 지 주목된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 조처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코인 이동 제안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이에 대해 당혹감을 드러내며 금융당국이 내세운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농협은행은 현재 실명계좌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 룰'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코인 입출금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거래소 간의 코인 이동을 막아달라는 뜻이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부과한 의무로, 암호화폐를 전송할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거래소가 파악하도록 하는 규칙이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올해 초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보 공유 시스템 등 공동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도록, 코인 이동 시 정보제공 의무의 경우 내년 3월25일부터 검사·감독을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현재 가상자산 사업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정한 트래블 룰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시스템 구축 전까지 코인 이동 중단을 선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이번 농협은행 조치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스템 구축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는만큼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9월 시행되는 특금법에 따라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트래블 룰 준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에 수반되는 시스템을 거래소들이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게 사실"이라며 "농협은행처럼 선제적으로 제안을 할 지, 당국 발표대로 내년 트래블 룰 시행 의무화 시기까지 유예를 줄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이 시스템 구축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트래블 룰 시행시기를 유예했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이를 따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특금법이 9월25일부터 시행된다는 점에서, 그 때부터 트래블 룰을 준수해야 한다는 농협은행 말도 맞다고 볼 순 있다"면서도 "정부가 내년 3월25일까지 트래블 룰 시행시기를 유예한 데는 관련 시스템 구축에 따른 시간이 많이 든다는 근거가 있는데, 굳이 농협은행처럼 이를 단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 간 코인 이동을 막을 경우 고객 자산이 동결돼 투자자의 자유를 해칠 수 있고, 가격 급변동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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