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지난 빵 '재사용' 맥도날드, 이미지 회복에 '발목'
유효기간 지난 빵 '재사용' 맥도날드, 이미지 회복에 '발목'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0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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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처분 대상 햄버거 빵·또띠야 '스티커 갈이' 논란 확산
"해당 직원의 잘못된 판단, 유감…재발 방지책 마련 약속"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 매출 성장했지만 경영부담 관측
맥도날드 로고. [사진=박성은 기자]
맥도날드 로고. [사진=박성은 기자]

한국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나 폐기해야 할 햄버거 빵과 또띠야의 ‘재사용’을 두고 홍역을 앓고 있다. 일각에선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매출 성장을 꾀하려는 맥도날드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앞서 4일 “(해당 사안에 대한) 내부 조사 결과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에 스티커를 재출력해 부착한 경우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날 한 방송사는 공익신고자 제보를 바탕으로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이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 등 식자재를 새로 뽑은 스티커를 부착해 재사용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일명 ‘스티커갈이’로, 공익신고자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수십 차례에 걸쳐 폐기물 재활용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는 “식품안전 및 품질관리는 한국맥도날드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안전한 제품만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오고 있는 가운데 유감스러운 문제가 발생했다”며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은 즉각 폐기 조치하고 있으며, 위배되는 사항이 발견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른 엄격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또, 이번 사건이 일부 직원의 일탈로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해당 직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진 일로서 본사 지시는 없었다”며 “유효기간 준수 지침을 지속 교육하고 매장 원자재 점검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유효기간 준수 및 식품안전 강화 위한 지속적 지침 전달·교육 △매장 원자재 점검 도구 업데이트 △매장 원재료 점검제도 강화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종합적인 검토를 통한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업계에선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매출 성장을 이어간 맥도날드가 이번 사건에 발목을 잡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맥도날드는 1988년 한국(서울 압구정동)에 첫 진출 이후 국내 대표 햄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버거 프랜차이즈와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수제버거의 대중화까지 더해지며 입지는 예전만 못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2017년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파장도 무척 컸다. 

4년 가까이 맥도날드를 이끌었던 조주연 전 대표가 돌연 사퇴한 이유도 이 같은 브랜드 인지도·이미지 하락 등의 이유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1월 새 수장으로 취임한 앤토니 마티네즈(Antoni Martinez) 대표의 주도 아래 버거 맛·품질을 개선한 ‘베스트 버거’ 시스템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변화를 꾀했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가맹점 제외)은 7910억원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전년보다 9%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역시 ‘The BTS 세트’ 이슈와 비대면 주문 증가로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폐기처분해야 할 식자재 재사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 악화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햄버거병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고 다시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며 “먹거리 위생문제는 소비자가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이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