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민원 1위 SK증권, 220억 투자로 명예 회복 '시동'
상반기 민원 1위 SK증권, 220억 투자로 명예 회복 '시동'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8.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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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SKIET 상장 관련 전산장애 민원 폭증
IT 예산 220억 편성…인프라 확충 60억 배정
서울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여파로 올해 상반기 전산 장애 관련 민원이 급증한 SK증권이 IT 설비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하반기 관련 예산만 200억원 넘게 편성해 서버를 증설하고, 서비스 안정성도 높여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 '상반기 민원 1위'라는 불명예를 벗겠다는 의지다. 

5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증권은 민원 건수 합계 1503건을 기록하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민원 건수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체 민원 중 대다수인 1493건이 지난 2분기에 발생했다.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IET 주가가 상장 후 급락하는 과정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접속 지연이 일어나 제때 매도하지 못한 투자자가 생겨나며 민원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매매 체결 데이터를 받은 뒤 각 고객에게 건건이 전송하는 과정에서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주문이 제때 체결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고객별 사안에 따라 담당 부서에서 보상 조치를 진행하고 있고,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증권은 전산 서비스 안정성 향상을 위해 하반기 대규모 투자로 IT 설비 와 운영 시스템 개선은 물론 인력 보강에 나선다. 상반기 SKIET 상장 과정에서 불거진 전산 장애로 투자자 민원이 폭증하면서 전산 시스템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으로 거둬들인 수익에 비해 전산 설비 투자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던 점도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 관계자는 "작년부터 주식 투자자가 급증했고, 특히나 공모주 청약과 같은 이벤트가 있을 때 매매 건수가 폭증하다 보니 전산 서버 용량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 하반기에 IT 관련 예산을 220억원 가량 편성했고, 이 중 60억원을 IT 인프라 쪽에 배정해 서버를 증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법에 따라 여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강화된 소비자 안내를 진행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투자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하반기에 관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서버 증설 작업 등을 모두 끝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규모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가 빈번하게 일어나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살펴봐야 할 주요 이슈로 증권사 전산 장애와 피해 구제가 꼽혔다. 

지난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2019년 15건에서 작년 28건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는 8건으로 집계되면서, 이대로라면 올해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작년 집계치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국회 경제산업조사실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후에는 고객이 장애 원인과 손해를 입증하기 어렵고, 반복되는 전산 장애는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하락을 유발하기 때문에 전산 장애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은 현장 검사를 강화해 증권사가 서버 용량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비상 대응 체계를 적절히 구비했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 도입에 따른 전산장비 고도화 여부 등을 정밀하게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